해운업계 수장 '트럼프 관세'에 우려..."2차대전 수준"
2024-08-11 17:54
전 세계 해운선박 80% 대표, 국제해운회의소 사무총장 발언
"트럼프 관세, 무역전쟁 이어져"..."누가 당선되든 '보호무역' 활개"
"트럼프 관세, 무역전쟁 이어져"..."누가 당선되든 '보호무역' 활개"
11월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당선과 함께 그의 '관세 폭탄' 공약이 현실화할 경우 글로벌 해운업계가 막대한 피해에 노출될 것이라고 국제해운회의소(ICS) 가이 플래튼 사무총장이 10일(이하 현지시간) 공개된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전 세계 해운 선박 80%를 대표하는 ICS의 플래튼 사무총장은 선주들이 트럼프 전 대통령의 보호무역주의가 '극단적으로' 돌아오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며 이같이 전했다.
그는 트럼프 재집권이 곧 '국제질서'의 훼손으로 이어질 것을 우려했다. 플래튼 사무총장은 "세계 질서는 2차 세계대전 전후로 이렇게 위협을 받은 적이 없다"며 "이전에도 이런 조치는 효과가 없었다. 무역전쟁은 결국 전쟁으로 이어진다"고 덧붙였다.
다만 플래튼 사무총장은 어느 후보가 당선되든 미국의 '경제적 민족주의'가 대두해 세계 무역이 위축될 수 있다고 지적하며, 현 바이든-해리스 행정부 역시 대중국 선박 단속 활동을 벌이고 있는 점 역시 문제라고 짚었다. 그는 중국 선주들이 "중국 내 제조 선박에 관세가 부과될 가능성에 대해 매우 우려하고 있다"며 "항상 이런 조치의 대가가 있지만 정치인들은 항상 그걸 고려하는 건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바이든 행정부 역시 자국 제조업 일자리 보호와 부흥을 위해 전기 자동차, 제철 부문 관련 중국 상품에 대한 관세를 인상한 바 있다. 특히 백악관은 지난 4월 중국이 해운시장에서 유난히 공격적으로 나선다며 중국산 선박이 미국 항구 입항 시 관세를 부과하는 등 제재를 늘렸다. 이에 대해 플래튼 사무총장은 미국 철강 노동조합 눈치를 살핀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중국 조선 및 해운업계를 겨냥한 미국의 제재는 결국 한국과 일본 선박의 수요와 가격을 끌어올리는 결과로 귀결될 수 있다고 플래튼 사무총장은 예상했다. 그는 "미국은 결국 관세에서 얻는 것보다 정책에 더 큰 비용을 지불할 것"이라며 "이는 역사를 통해 증명됐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