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립'돼 가는 한동훈…김경수 복권 엇박자, 고위당정 3주 순연

2024-08-11 15:01
韓, 김경수 복권 반대 입장…대통령실 "대통령 고유 권한"
3자 추천 특검법 놓고 원내와 이견…'선수사 후특검'에 밀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왼쪽)가 지난 7일 임이자 의원(오른쪽)이 국회 의원회관에서 개최한 '노동약자 지원과 보호를 위한 제도개선 토론회'에 참석해 웃음 짓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정부 인사, 원내 인사들이 잇따라 엇박자를 내면서 한 대표가 고립되기 시작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의 복권 문제를 두고 평행선을 달리는 와중에 매주 1회로 정례화하기로 한 고위당정협의회도 한 대표 취임 후 3주 연속 순연됐다. 한 대표가 꺼낸 제3자 추천 특검법도 원내 주요 인사들이 반대하고 있는 형국이다. 

11일 정치권에 따르면, 한 대표는 대통령실에 김 전 지사의 복권에 반대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대표는 주변 인사들에게도 '반성하지 않는 사람을 복권해 주는 것은 국민들이 공감하지 못할 것'이라는 취지의 말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은 지난 10일 언론을 통해 "사면·복권은 대통령의 고유 권한"이라며 선을 그었다. 특히 2022년 김 전 지사를 사면하던 당시 한 대표가 법무부 장관이었는데, 시간이 흐른 현 시점에 복권을 반대하는 것에 대해 의아하다는 대통령실 반응도 나왔다. 

정부와의 엇박자는 이뿐만이 아니다. 한 대표가 지난달 24일 취임한 뒤부터 고위당정협의회가 계속 순연되고 있다. 매주 1회 정례화 하기로 했지만, 3주째 순연되고 있다. 당정은 원래 매주 일요일 고위당정협의회를 열기로 약속한 바 있다. 

국민의힘 한 재선 의원은 "최근에는 방송4법 저지를 위한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와 당내 인선 처리 문제 때문에 우리가 정신이 없었지 않으냐"며 "고위당정협의회는 조만간 재가동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김 전 지사 복권 문제를 두고 한 대표와 대통령실 의견이 엇갈린 상황이라 이 껄끄러움을 해결하기 전 까지는 고위당정협의회가 열리지 않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당 지도부 일각도 한 대표와 엇박자를 내는 중이다. 대표적 사례가 '제3자 추천 채 상병 특검법'이다. 한 대표는 지난 7·23 전당대회 출마 당시 제3자 추천 채 상병 특검법을 발의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이때도 당내에서 반발이 불거졌는데, 전당대회가 끝나고도 여진이 이어지고 있다.

김상훈 정책위의장은 지난 9일 MBC 라디오에서 "특검법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수사 결과가 발표되고, 그것이 미진할 경우 존재 가치가 있는 것"이라며 반대 입장을 내비쳤다. 아울러 추경호 원내대표는 그간 특검법 자체에 반대하며 '선수사 후특검' 원칙을 당론으로 내세워왔다.

국민의힘 한 중진 의원은 "한 대표가 원내나 정부 등에 지지 기반이 부족한 상태"라며 "당 대표라고 하더라도 어떤 정무적 사안이나 법안을 처리하기 위해서는 주변 인물들에 대한 설득 작업이 필요한데, 지지 기반이 부족하면 이 작업에 시간이 더 오래 걸린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도부가 한 대표를 잘 도와야 하는데, 원외 인사인 한 대표가 주도권을 잘 쥐지 못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