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민생 먼저"…구하라법·간호법 신속 처리 합의
2024-08-08 16:06
국민의힘·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 협의 진행
여·야·정 민생 협의체는 논의 더 이어가기로
여·야·정 민생 협의체는 논의 더 이어가기로
여야가 민생 현안을 고리로 이른바 '구하라법'(민법 개정안)과 간호법 등 비쟁점 법안 위주로 신속하게 처리하기로 합의했다. 22대 국회 개원 후 두 달 동안 야당이 입법·탄핵안을 강행하면 여당이 대통령 재의요구권(거부권)으로 응수하는 정국이 반복되는 가운데 처음으로 협치가 시도되고 있다.
배준영 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와 박성준 더불어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비공개로 만나 여·야·정 민생 협의체(협의기구) 구성과 관련한 실무 협의를 진행했다.
배 수석부대표는 회동 후 기자들과 만나 "8월 중 얼마 남지 않은 본회의 중에서라도 쟁점이 없는, 꼭 필요한 민생법은 처리하기로 뜻을 모았다"고 밝혔다. 박 수석부대표는 "구하라법이나 간호법의 경우 지금 국민의힘에서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기 때문에 충분히 여야 합의로 처리할 수 있다"면서도 "전세사기 특별법은 조금 쟁점이 남은 게 있어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회동에 앞서 관심을 모았던 여·야·정 민생 협의체 구성에 대해선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다. 국민의힘은 이 협의체를 통해 민생 법안을 추진하기로 제안했지만, 민주당은 영수회담을 통한 신뢰 회복을 협의체 구성의 조건으로 제시했다.
배 수석부대표는 "여·야·정 협의체와 관련된 것은 조금 이견이 있지만, 좀 더 숙의하고 협의해 나가는 과정을 거쳐나가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박찬대 민주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 역시 이날 국회에서 열린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에서 "최근 저희의 첫 번째 제안은 영수회담"이라며 "(국민의힘이 여·야·정) 상설 협의체를 만들자고 했기 때문에 영수회담을 함께하고, 대통령이 함께해야 위기 극복을 위한 권한과 실질적인 힘이 나올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국민의힘과 민주당 정책위의장인 김상훈·진성준 의원은 7일 국회에서 만나 구하라법과 간호법 등을 조속히 처리하는 데 공감했다. 이들 정책위의장은 전세사기 특별법, 고준위방사성폐기물관리 특별법, K-칩스법 등도 논의했고, 폭염기 취약계층 전기료 감면도 신속히 협의하기로 했다.
다만 윤 대통령이 여름휴가 이후 야당 주도로 국회를 통과한 '전국민 25만원 지원법'(민생회복지원금법)과 '노란봉투법'(노동조합법 개정안)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할 가능성이 크고, 민주당이 한층 강력해진 '채상병 특검법'을 발의한 상태라 여야의 협치 분위기가 장기간 이어지지 않을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