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오토바이업계, '서민의 발' 50cc 이하 모델 생산 중단"

2024-08-07 17:05
"1위 혼다 이어 스즈키까지 50cc 이하 오토바이 생산 종료 검토"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일본 오토바이 업계 성공 신화의 기반이 됐던 50cc 모델들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다. 배경에는 2025년부터 강화돼 적용되는 배기가스 규제가 자리 잡고 있다. ‘서민의 발’을 지탱해 온 50cc 이하 오토바이(원동기장치자전거)에 대해 혼다에 이어 스즈키까지 생산 종료를 검토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7일 “일본 내 80%의 시장점유율을 가진 혼다에 이어 스즈키도 50cc 이하 오토바이 생산 종료를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스즈키는 50cc 이하 오토바이로 ‘렛츠’와 ‘어드레스V50’ 등 3종을 생산하고 있으며, 이들 모델의 일본 내 판매 점유율은 12% 정도다. 스즈키의 50cc 이하 오토바이 생산 종료 시기는 미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에서는 혼다와 스즈키, 야마하가 50cc 이하 오토바이를 생산·판매하고 있다. 앞서 혼다는 이미 2025년 5월 50cc 이하 오토바이 생산 종료 결정을 내렸다. 야마하는 혼다에 생산을 위탁하고 있다. 스즈키의 생산 종료 검토로 사실상 일본 내 50cc 이하 오토바이 생산은 끝나는 셈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다만 야마하는 향후 50cc 이하 오토바이 판매에 대해 검토 중이라고 한다.
 
50cc 이하의 오토바이는 서민의 발을 지탱해 왔다. 혼다가 1958년에 배기량 49cc ‘슈퍼 커브 C100’을 판매하면서 50cc 이하의 오토바이의 보급을 이끌어왔다. 현재는 전기 자전거나 전동 킥보드 등이 근거리 이동 수단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이 때문에 50cc 이하 오토바이 판매는 저조한 상태다. 지난해 50cc 이하 오토바이의 일본 출하량은 9만2824대로, 1982년 278만4578대의 3% 수준이다.
 
50cc 이하 오토바이가 생산 종료되는 배경에는 수요 저조 외에도 2025년 11월에 도입되는 새로운 배기가스 규제가 있다. 가솔린의 불완전 연소 시 발생하는 유해 배기가스의 배출량 규제치를 종전보다 엄격하게 설정하는 내용이 담겼다.

50cc 이하에서는 배기가스를 정화하는 촉매가 작동하는 온도에 도달하는 데 시간이 걸려 규제치 내로 억제하기가 어렵다. 기준에 부합하기 위해서는 개발 비용이 많이 든다. 그렇게 되면 저렴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는 50cc 이하 오토바이의 장점을 잃게 된다.
 
또 50cc 이하 오토바이는 일본만의 ‘갈라파고스 규격’이기 때문에 해외 진출이 어렵다. 대폭적인 가격 인상을 하더라도 수익이 기대되지 않아 생산 종료를 검토할 수밖에 없다는 게 중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