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1위' 스벅 커피값 조정에 커피업계 가격표 다시 쓸까

2024-08-07 14:55

서울 종로구 광화문역 인근 건물에 위치한 커피 전문점에서 시민들이 음료를 주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내 커피전문점 업계 1위 스타벅스가 이달 가격 조정에 나서면서 아직 가격을 올리지 않은 업체 간 눈치 싸움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보통 업계 1위 업체가 가격을 올리면 다른 업체들이 3~6개월 이내에 따라 올리는 사례가 많기 때문이다.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스타벅스는 이달 2일부터 사이즈별로 음료 가격을 상향·하향 조정했다. 이번 스타벅스 가격 조정은 지난 2022년 1월 이후 2년 6개월 만이며, 사이즈별 가격 조정은 처음이다.

스타벅스는 소비자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가장 많이 판매되는 톨 사이즈(355㎖) 음료 가격은 유지하고 숏 사이즈(237㎖)는 300원 내렸다. 대신 그란데(473㎖), 벤티(591㎖) 사이즈 가격은 각각 300원, 600원 올렸다.

국제 원두 가격 상승에 따라 원두 상품군(홀빈·VIA) 가격도 조정했다. 홀빈 11종은 2000~3000원, VIA 8종은 700~1000원정도 올랐다.

스타벅스가 이달 가격표를 다시 쓰면서 업계에서는 후발 업체들이 인상 대열에 합류할 수 있는 분위기가 형성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대개 1위 업체가 가격을 올리면 시차를 두고 경쟁 업체들이 잇따라 가격을 올려 왔다.

실제로 지난 2022년 1월 스타벅스가 7년 6개월 만에 일부 음료 가격을 100~400원씩 인상하자 투썸플레이스도 같은 달 곧바로 음료 가격 인상에 나섰다. 롯데GRS가 운영하는 엔제리너스 역시 같은 해 4월 제품 판매 가격을 평균 2,5% 인상하는 등 시간차를 두고 가격을 올린 바 있어 이런 업계 흐름이 올해도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주요 커피 브랜드들은 아직 가격 인상을 고려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물가 상황에 음료 가격 인상은 소비자 반감을 키울 수 있는 데다 정부가 물가 안정 기조 협조를 요청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먼저 엔제리너스와 이디야커피 측은 "현재 가격 인상 계획은 없다"는 입장이다. 투썸플레이스 역시 "가격 인상 여부를 내부 검토 중이나 아직 결정된 바는 없다"고 말했다. 저가커피 브랜드 메가MGC커피·컴포즈커피·빽다방도 모두 현재 커피값 인상 계획은 없다고 전했다.

다만 커피업계는 원두 가격 인상에 따른 음료 값 조정엔 공감한다는 입장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원두 가격과 인건비, 임대료 등이 오르고 있지만, 내부적으로 인상분을 감내하는 상황"이라며 "가맹점주에 대한 영향을 최소화하려는 방안을 고민하면서도 현재 시장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