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영수회담 열자"…與 "너무 좋은 일"

2024-08-07 17:02
박찬대 "경제 위기 돌파 대책 함께 모색"
한동훈 "정책 위주의 정치 출발 환영"
대통령실 "여야 합의 후 논의가 순서"

윤석열 대통령이 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임명장 수여식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7일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영수회담 개최를 제안했다. 정부 대책 상당수는 입법적 조치가 뒤따라야 하므로 정부·여당과 힘을 모으는 게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대해 여당에서도 긍정적인 반응이 나왔다. 대통령실은 여야가 합의하면 수용할 수 있다는 취지의 입장을 밝혔다. 

박찬대 민주당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비상경제점검회의에서 "경제 비상 상황 대처와 초당적 위기 극복을 협의하기 위해 여야 영수회담을 조속히 개최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경제 위기는 윤석열 정부 혼자서 돌파하지 못한다"며 "여야가 경제 위기 돌파 대책을 모색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앞서 민주당 당대표 연임에 도전하는 이재명 전 대표는 전날 SBS 토론회에 나와 "윤 대통령을 꼭 만나고 싶다"며 "국민의 삶이 너무 어렵고, 특히 주식 시장 폭락 등 경제와 산업이 너무 걱정돼 어떻게 타개할지 등에 대해서 진지하게 말씀을 나누고 싶다"고 강조했다. 이 전 대표의 영수회담 제안을 이날 박 직무대행이 공식적으로 밝힌 것이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민생을 위해 다양한 방식으로 생각을 모으고 정책에 관해 협의하는 건 너무 좋은 일"이라고 영수회담 제안에 긍정적인 입장을 내놨다. 이어 "회담을 통해 민생을 풀어나가고, 정쟁이 아니라 정책 위주의 정치에서 출발하겠다면 그런 제안과 생각의 전환은 환영한다"고 언급했다. 

이에 대해 대통령실은 민주당이 여당인 국민의힘과 합의한 후 고려하겠다는 입장이다. 민주당이 전당대회를 앞두고 있는 만큼 오는 18일 당대표가 선출되고, 여야가 영수회담 개최에 대해 대화한 이후 받아들일 수 있다는 취지다. 이에 따라 영수회담이 성사되면 그 시기는 이달 말이나 내달 초가 될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여당과 합의하는 것이 우선돼야 한다"며 "그 다음 대통령실과 논의하는 것이 순서라고 본다"고 말했다. 

다만 여야 일각에서는 잡음이 나오고 있어 원활한 대화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기자간담회에서 민주당에 "8월 임시국회 정쟁 휴전을 선언하자"며 "오늘 박찬대 원내대표께서 여·야·정 협력기구를 설치하자고 답변했다.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민주당에서는 추 원내대표의 제안에 불쾌한 기색을 드러내기도 했다. 민주당 원내 지도부 한 관계자는 아주경제와의 통화에서 "우리가 대화하자고 할 때는 안 하고, 이제야 하겠다는 건 무엇이냐"며 진정성이 의심된다는 취지로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