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9개월 연속 '내수부진'..."서비스업 중심 낮은 증가세"

2024-08-07 12:00

 
지난 6월 서울의 한 전통시장 내 가게에서 상인이 문을 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 경제의 내수 회복세가 여전히 미약하다는 국책 기관의 진단이 나왔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7일 '경제동향 8월호'를 통해 "우리 경제는 반도체를 중심으로 높은 수출 증가세가 지속됐으나 내수 성장은 미약한 수준에 그치며 경기 개선을 제약하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KDI는 지난해 12월부터 9개월 연속 내수 둔화·부진으로 보고 있다.

KDI는 "서비스업생산이 낮은 증가세에 머무르고 건설투자는 감소세를 지속하는 등 내수 회복세는 가시화되지 못하고 있다"며 "소매판매 감소와 대출 연체율 상승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건설수주의 누적된 부진이 건설투자의 위축으로 이어지며 고용 여건도 조정되고 있다"고 전했다. 

대표적인 내수 지표인 소비 분야를 살펴보면 상품 소비와 함께 서비스 소비도 둔화되는 모습이다. 6월 승용차 소비는 전년 동기 대비 -21.4%로 크게 감소했고 의복(-4.6%), 음식료품(-2.8%) 등에서도 감소세가 이어졌다. 서비스 소비는 도소매업(-3.7%), 숙박 및 음식점업(-1.2%) 등의 부진으로 0.5% 증가에 그쳤다. 

다만 해외여행·해외 소비 연관 부문에서는 높은 증가세가 이어졌다. 면세점 소매판매액(10.3%)이 크게 증가했고 2분기 온라인 해외 직접구매도 중국을 중심으로 25.6%의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투자 부문은 반도체를 제외하고 부진이 지속됐다. 6월 설비투자는 운송장비를 중심으로 전월(-1.5%)에 비해 -2.7%로 감소폭이 커졌다. 반도체 관련 설비투자는 제조용기계가 8.1% 감소해 전월(-28.8%)에 비해 완화되는 모습을 보였다. 같은 기간 건설투자는 4.6% 감소해 전월(-3.0%)보다 감소 폭이 커졌다.

고용 여건도 악화하고 있다. 6월 취업자수는 전월(8만명)에 이어 9만6000명으로 두 달 연속 10만명을 하회했다. 건설경기 부진, 폭염 등의 영향으로 건설업 취업자가 줄어든 영향이다. 

금융시장은 개인사업자의 부채 상환 부담과 주가 등락으로 불안정한 모습이 계속됐다. KDI는 5월 개인사업자 연체율이 상승한 점을 거론하며 내수부진과 고금리 기조의 영향으로 부채 상환 부담이 지속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미국의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로 주가와 시장금리가 큰 폭으로 오르내린 점도 언급했다.

어려운 대내외 여건에서 수출 호조가 경기 회복세를 유지하고 있다는 게 KDI의 진단이다. 7월 수출은 전월(5.1%)에 이어 13.9% 증가했다. 자동차가 9.1% 감소했지만 IT품목이 44% 늘어 증가세를 보였다

물가에 대해서는 "기조적인 물가상승세는 물가안정목표에 근접했다"며 "기대 인플레이션도 점차 하락하고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