脫티메프 소비자 어디로...G마켓·11번가로 갈아탔다

2024-08-06 15:31
G마켓 이용자 수 4.7% 증가...11번가도 2.9% 늘어

싱가포르 기반의 전자상거래(이커머스) 플랫폼 큐텐 계열사인 위메프와 티몬 정산 지연 사태가 점차 확산되고 있는 지난 25일 서울 강남구 티몬 본사 앞에서 환불을 원하는 피해자가 우산을 쓰고 사측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티몬·위메프(티메프)의 대규모 판매 대금 미정산 사태로 티몬과 위메프 영업이 사실상 중단되면서 이커머스 시장이 재편되고 있다. 티메프에 대한 소비자 신뢰도가 하락하면서 G마켓과 11번가 등  반사이익을 누릴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6일 앱·리테일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굿즈(와이즈앱)에 따르면 지난달 G마켓 이용자 수는 520만3992명으로 전달인 6월보다 4.7% 늘었다. 11번가도 733만965명으로 전달 대비 2.9% 늘었다.

업계에서는 오픈마켓으로 티메프와 비슷한 사업구조인 G마켓과 11번가가 이용자를 흡수했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실제 G마켓과 11번가는 티메프가 주력으로 판매하던 여행상품 관련 유입이 늘었다. 7월 23일부터 지난 5일까지 최근 2주간 여행·항공권 판매량은 전월 대비 13% 증가했다. 이 시기는 판매 대금 미정산 사태로 티메프를 사실상 이용하지 못하게 된 시기다. 구체적으로 투어·티켓은 152%, 패키지여행 상품은 296% 늘었다. 11번가는 지난달 25일부터 31일까지 여행·항공·숙박 카테고리 상품 구매 고객수가 전월 같은 기간 대비 45%, 결제거래액은 38% 상승했다.

티메프가 올해 온라인몰보다 훨씬 싸게 파는 행사를 수시로 진행했던 가전·디지털 상품 판매량도 늘었다. G마켓의 노트북, 데스크탑 등 전자제품 판매량은 같은 기간 전월 대비 44%, TV는 23% 증가했다.

정산 주기가 빠르다는 점이 소비자 신뢰도를 높였다는 분석도 나온다. G마켓은 구매 결정 후 다음 날 정산해 판매 대금을 빠르게 지급하고 있다. 고객이 구매를 확정하지 않는 경우에는 배송 완료 뒤 7일 이후 2영업일 내 대금을 정산한다. G마켓의 익일 배송 서비스인 스마일배송 상품은 출고 후 90% 다음날 정산된다.

11번가는 일반 정산과 빠른 정산 시스템을 운영 중이다. 일반 정산은 구매 후 최대 10일 이내 정산이 완료된다. 고객이 구매 확정하면 2영업일에 정산을 완료하며, 구매 확정하지 않더라도 배송 완료일로부터 7일 뒤 자동 구매 확정돼 2영업일 후 정산한다. 빠른 정산은 판매자가 택배사에 상품을 집화 완료한 다음 날 판매자에게 정산금을 지급한다.

다만 중국 이커머스 플랫폼도 여전히 무시할 수 없는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와이즈앱·리테일·굿즈가 조사한 결과,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의 결제추정 금액은 2조2938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3년 지난해 양사의 누적 결제추정 금액인 2조3227억과 비슷한 규모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한국의 판매자들을 유치하기 위한 전략을 지속적으로 펼치고 있다”며 “중장기적으로 봤을 때 판매자를 대규모 확보하고 초저가 할인 상품을 내놓으면서 국내 소비자 유입을 계속 늘릴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