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증시 폭락에 '경제의 기시다'도 위기…자민당 총재선 악재
2024-08-06 14:08
'신NISA' 투자자들 주가 폭락에 당황
야권 "BOJ 금리 인상이 패닉 유발" 지적
야권 "BOJ 금리 인상이 패닉 유발" 지적
5일 일본 증시가 미국발 경기 침체 우려와 엔화 강세 등으로 맥없이 무너지자 차기 집권 자민당 총재 선거를 한 달여 앞둔 기시다 후미오 총리에게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고 6일 아사히신문이 보도했다.
기시다 정권은 신(新) 소액투자 비과세제도(NISA), 이른바 '신NISA' 도입을 통해 국민들에게 '저축'에서 '투자'로의 전환을 적극 촉구해왔다. 일본은 주식 매매 차익과 배당 수익 등에 전부 세금(약 20% 분리과세)이 붙는데, '신NISA'로 투자하면 세금이 붙지 않는다. 실제 높은 절세 혜택을 등에 업고 가파른 자금 유입 속도를 보여왔다.
아사히는 이러한 가운데 주가 폭락으로 당황한 투자자들이 정권 비판에 나설 수 있다고 보도했다.
전날 닛케이225평균주가(닛케이지수)는 4451.28포인트(12.4%) 하락한 3만1458.4로 마감했는데, 이는 3836포인트 하락했던 1987년 10월 20일 '블랙 먼데이'를 뛰어넘는 일간 최대 낙폭이었다.
일본 정부는 이같은 하락은 미국 경기 침체 우려에 따른 것이라는 입장이다. 기시다 총리 주변 인사들도 "지금 시장은 패닉 매도로, 일본 경제는 바닥이 단단하기 때문에 큰 걱정은 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보였다. 실제 닛케이지수는 급락 다음 날인 6일 오전 한때 3400포인트 이상 상승하며 역대 가장 큰 폭으로 오르기도 했다.
하지만 자민당 아소파의 한 중견 정치인은 "국민으로부터 (좋게) 평가받았던 것이 경제정책인데, 이같은 기시다 정권의 장점이 사라졌다"며 "기시다 정권이 더욱 궁지에 몰렸다"고 평했다고 아사히는 전했다.
비자금 스캔들로 내각 지지율이 퇴진 위기 수준인 20%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기시다 총리는 그나마 경제 지표가 개선되고 있는 점을 들어 다음 달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싸워본다는 전략이다.
한편 전날 증시 대폭락과 관련해 일본은행(BOJ)의 최근 기준 금리 인상이 잘못된 판단이었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BOJ가 지난달 추가 금리 인상을 결정한 뒤 엔화가 급격히 강세로 전환하면서 주가 하락 폭이 더 커졌다는 것이다. 실제 12.4%라는 하락폭은 미국과 유럽, 그리고 아시아 다른 증시보다 상대적으로 컸다.
야권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새어나오고 있다.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의 이즈미 겐타 대표는 엑스(X·옛 트위터)을 통해 "(국회에서) 예산위원회를 개최해 정부와 BOJ 총재의 설명을 들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이처럼 최근까지 뜨겁던 주가가 하락세로 돌아서면서 투자를 촉구해 온 정권에 대해 비판이 더욱 커질 수 있다. 이에 기시다 총리가 유일하게 기대었던 '경제 성과'도 내세우기 힘들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