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서광일 L7 해운대 총지배인 "트렌디한 감성에 가성비 입소문…1년 안에 해운대 4성 호텔 1위 될 것"

2024-08-16 00:00
L7홍대처럼 지리적 특성 담아…로비에 해운대 바다 느낌 물씬
실내 공기·주차장·엘리베이터 등 환경 개선…고객 편의 차별화
시그니엘 등 부산권 롯데호텔 브랜드 연계…시너지 효과 노려

프런트에서 근무 중인 서광일 L7 해운대 총지배인 [사진=기수정 기자]
“1년 안에 4성급 호텔 간 경쟁에서 우위를 선점하겠습니다.”

그간 △시그니엘 부산 △웨스틴 조선 부산 △파라다이스 호텔 부산 △그랜드 조선 부산 △파크 하얏트 부산 등 5성급 호텔이 각축전을 벌여온 부산 해운대가 4성급 호텔 격전지로 부상했다. 신라스테이 해운대가 2017년 해운대에 개관해 현재까지 성업 중이고, 지난달 초엔 대명소노그룹 소노인터내셔널이 이곳에 '소노문 해운대' 호텔을 개관했다. 

L7 해운대도 호텔 경쟁에 가세했다. 소노문 해운대 개관일을 보름여 앞두고 문을 연 이 호텔은 트렌디한 감성을 자극하는 콘텐츠와 시설, 가성비 좋은 가격까지 두루 갖춘 호텔로 단숨에 입소문이 나기 시작했다. 그 뒤에는 호텔을 진두지휘하는 서광일(51) L7 해운대 총지배인이 있었다. 

“안녕하십니까, 고객님. 투숙 시 불편한 점은 없으셨나요?”

지난달 19일 L7 해운대 프런트에서 의외의 인물과 만났다. 서광일 총지배인이었다. ‘모든 문제의 답은 현장에 있다’는 그의 업무 철학이 그의 발걸음을 프런트로 이끈 듯했다. 고객에게 필요한 부분은 없는지, 불편한 점은 없는지 등등을 물으며 응대에 여념이 없는 그의 눈은 빛나고 있었다.

“항상 고객 관점에서 바라보고, 고객 입장에서 생각하려고 노력해요. 고객의 불편사항이 있다면 이를 즉각 반영해 개선할 필요가 있죠.”

롯데호텔 홍보팀으로 입사한 서 총지배인은 그동안 판촉과 마케팅, 신규 사업팀, 운영 기획 부서 등을 두루 거쳤다.

그가 L7과 인연을 맺은 것은 L7 홍대를 개관하면서다. 2017년 브랜드팀 팀장으로 근무할 당시 시그니엘과 L7 브랜드를 구축한 주인공이 바로 서 총지배인이다. 

2017년 L7 홍대 개관을 앞두고 '호텔에 홍대 문화를 담자'는 생각을 한 그는 개관 행사에서 서커스 쇼를 선보여 큰 호응을 얻었다.

서 총지배인은 L7 홍대 개관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후 2018년 초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 자리한 호텔 인수 작업에서 현지로 파견, 호텔 리브랜딩 작업과 오픈 과정에 참여했다.

이후 일본 아라이 리조트로 발령받아 3년간 근무를 마치고 서울로 입성한 그는 2022년 L7 강남에서 처음 총지배인을 맡았다. 

총지배인 취임 후 그가 가장 꼼꼼하게 살핀 것은 △객실 내 먼지 △주차장 진입로△엘리베이터다.

가장 먼저 한 일은 L7 강남 전 객실에 공기청정기를 들이는 것이었다. 당시 5성급 호텔에도 ‘전 객실’에 공기청정기를 구비하는 사례는 많지 않았기 때문에 건의 과정에서 반대에 부딪힐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강행했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먼지에 대한 고객 불만이 10분의 1로 줄었다. 서 총지배인은 이를 두고 “가장 잘한 일인 것 같다”며 웃어 보였다. 

좁은 주차장 진입로 문제는 의외로 간단히 해결했다. 주차장 벽면에 닿지 않기 위해 그동안 운전자들이 했던 노력(?)의 궤적을 따라 바닥에 유도선을 표시했다. 

“페인트칠 한 번으로 출차에 편리함을 제공했죠.”

엘리베이터 운행 속도 불만도 잠재웠다.

엘리베이터 운행 속도는 퇴실 시간에 현저히 느려졌다. 사람이 몰리면서 엘리베이터 대기 시간이 길어진 탓이다. 어떻게 해결할까 고민하다, 투숙객에게 안내 문자를 보내기 시작했다. 호텔 특성상 추가 결제할 부분이 많지 않다는 점에서 떠올린 아이디어였다. 

‘추가 결제가 없으면 1층에 키만 반납하면 체크아웃이 가능하다’는 내용의 문자를 보낸 결과, 프런트 방문객이 절반 가까이 줄면서 자연스레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다.

“작은 변화만으로 고객 불만을 줄이고 만족도를 높일 수 있으니 얼마나 좋은 일인가요. 총지배인을 역임하면서 많은 것을 깨달았죠.”

그리고 또 한 번, L7 브랜드 총지배인을 맡게 됐다. L7 해운대를 이끄는 총책임자로서 기존 호텔과 차별화된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각오로, 하나부터 열까지 신경 쓰는 그다. 

“L7 해운대 개관 TF가 구축된 것이 개관 10개월 전입니다. 한 생명이 잉태되고 세상에 나오기까지의 기간이죠. 저는 8개월 전부터 프로젝트에 합류해서인지 제겐 L7해운대가 팔삭둥이 같아요. 더 잘해줘야겠단 생각이 들었어요.”

서 총지배인은 L7 해운대의 경쟁력을 ‘지역성’에서 찾았다. L7 1호 호텔인 명동을 비롯해 홍대, 강남 등 다 호텔이 자리한 곳의 문화를 가득 품었다. 해운대도 마찬가지다. 

“건물 자체가 해운대에서 살짝 비껴있어요. 해운대를 정면으로 볼 순 없었죠. 이런 경관의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선 시설과 콘텐츠 면에서 차별화를 둬야 했어요.”

그는 객실의 창을 옆으로 내는가 하면 몇몇 객실엔 단차를 두었다. 또 위쪽 천장을 탁 트인 유리로 조성해 개방감을 살렸다. L7 브랜드 호텔 중 해운대에만 유일하게 주니어 온돌 스위트룸을 조성했다. 
 
서광일 L7 해운대 총지배인이 호텔 로비 한쪽에 마련된 서프보드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기수정 기자]
L7 해운대 로비 한편엔 서핑보드 등을 두어 부산 바다의 느낌을 한껏 살렸고, 그 옆에는 다양한 작품을 전시했다. 고객 만족도를 끌어올릴 만한 편의시설도 눈길을 끌었다.

30인치 여행가방을 넣을 수 있는 무료 무인 물품 보관함을 조성했고 게스트 팬트리 공간도 꾸몄다. 돼지국밥과 수육, 기장 미역을 활용한 미역국 등을 맛볼 수 있도록 한 것도 서 총지배인의 아이디어다.

호텔이 가진 지리적 약점을 시설과 콘텐츠로 당당히 극복하고 고객에게 좋은 반응을 이끌어낸 서 총지배인. 그는 1년 안에 해운대 4성 호텔 1등을 탈환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현재 60% 정도인 객실 가동률을 70~80%까지 끌어올릴 계획입니다. 롯데호텔앤리조트 브랜드인 시그니엘 부산과 롯데호텔 부산, L7 해운대, 오는 10월께 오픈 예정인 롯데리조트 김해까지 부산권역에 포진한 롯데 호텔 브랜드 간 연계를 통해 시너지 효과를 톡톡히 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서광일 L7 해운대 총지배인 [사진=기수정 기자]
서광일 L7 해운대 총지배인 [사진=기수정 기자]
서광일 L7 해운대 총지배인이 프런트에서 고객 응대를 하고 있다. [사진=기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