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전의 반전' 권도형, 결국 한국 오나…몬테네그로 법원 "韓 송환해야"

2024-08-02 09:01
항소법원, 한국행 결정한 1심 판결 확정

가상화폐 테라와 루나 폭락 사태의 핵심 인물인 권도형씨. [사진=로이터·연합뉴스]

가상화폐 테라와 루나 폭락 사태의 핵심 인물인 권도형씨가 한국으로 송환돼 재판받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몬테네그로 항소법원은 1일(현지시간) 홈페이지를 통해 권씨의 한국 송환을 결정한 포드고리차 고등법원의 판결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항소법원은 판결문에서 “포드고리차 고등법원은 권도형에 대해 한국으로의 약식 인도를 허용한 반면 미국의 범죄인 인도 요청은 기각했다”며 “이 결정에 대해 (검찰과 변호인이) 항소하지 않았으므로 포드고리차 고등법원의 결정은 법적 구속력이 있다”고 판단했다.
 
항소법원은 판결문 두 번째 문단에서 미국의 범죄인 인도 요청을 기각한 고등법원의 판결을 직권으로 검토한 결과 문제가 없다는 결론에 도달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1심은 한국의 범죄인 인도 요청이 미국에 비해 순서상 먼저 도착한 것으로 판단했다”며 “따라서 이러한 점 등을 종합해 한국의 범죄인 인도 요청에 우선순위를 부여하고 결과적으로 미국의 범죄인 인도 요청을 기각한 1심 판결은 그 이유가 명확하고 충분하며 2심 법원도 이를 받아들였다”고 밝혔다.
 
권씨의 범죄인 인도 행선지 결정은 반전의 반전을 거듭하고 있다. 몬테네그로 포드고리차 고등법원은 올해 2월 21일 권씨를 미국에 범죄인 인도(송환)한다고 결정했다. 이에 권씨 변호인들은 즉각 항소했다. 3월 5일 항소법원은 권씨 측의 항소를 받아들여 미국행 결정을 파기하고 재심리를 명령했다.
 
같은 달 7일 고등법원은 권씨를 미국이 아닌 한국으로 송환한다고 다시 결정했다. 이번에는 고등검찰청이 불복해 항소했으나 항소법원은 3월 20일 권씨의 한국행을 확정 판결했다.
 
하지만 다음 날인 21일 몬테네그로 대검찰청이 대법원에 이 결정의 적법성 여부 검토를 요청했다. 대법원은 4월 5일 권씨의 한국행 결정을 무효화하고 사건을 다시 파기 환송했다.
 
이에 고등법원이 권씨를 한국과 미국으로 인도할 법적 요건이 충족됐다며 최종 인도국 결정을 법무부 장관이 내리도록 하자, 권씨 변호인들도 또다시 항소했다. 항소법원은 “최종 인도국 결정은 법원이 해야 한다”고 했다.
 
권씨는 테라폼랩스 창업자로 테라·루나 폭락 사태 직전인 2022년 4월 싱가포르로 출국한 뒤 잠적했다. 이후 아랍에미리트(UAE)와 세르비아를 거쳐 몬테네그로에 입국한 후 지난해 3월 23일 현지 공항에서 한창준 테라폼랩스 최고재무책임자(CFO)와 함께 붙잡혔다. 위조 여권 사용 혐의로 징역 4개월을 선고받은 권씨는 3월 23일 형기를 마치고 출소한 뒤 현지 외국인수용소에서 지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