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떠나는 김주현 "경제·금융·통화당국 협의체 'F4' 협업문화 뿌리내리길"

2024-07-31 14:50
"경제 불확실성 도처에 있어… 정쟁에 시간·국력 소진 안타까워"

김주현 금융위원장이 31일 오전 정부서울청사 이임식에서 이임사를 하고 있다. [사진=임민철 기자]

김주현 금융위원장이 이임식에서 국가 경제 불확실성이 여전히 크다고 강조하고 경제·금융·통화당국 협의체(F4)의 협업 문화 확산과 직원들의 소명 의식이 이어지길 당부했다.

김 위원장은 31일 오전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열린 이임식에서 "지난 2년간의 여러 정책적 노력에 대한 평가는 국민들이 하실 것이고 여러분이 최선을 다 해 주셨다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국가와 국민을 먼저 바라보는 선공후사의 모습을 보여 줬고 자타가 인정하는 업무 전문성을 갖췄다"며 이런 조직에서 공직 생활을 마치는 것에 자부심을 갖고 간다"고 회고했다.

김 위원장은 F4로 불리는 경제부총리, 한국은행 총재, 금융위원장, 금융감독원장 등 경제·금융·통화당국 협의체의 협업 문화가 금융위원회 성과에 보탬이 됐다고 봤다. 그는 "인력과 정책 수단이 제한된 금융위가 업무 성과를 낼 수 있었던 것은 기획재정부, 한국은행, 금융감독원 등 유관 기관들과 대한민국의 미래를 같은 마음으로 걱정하면서 긴밀히 협력해 왔기 때문"이라며 "이같은 협조와 협업의 문화가 금융위에 뿌리 내리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우리 경제를 어렵게 만들 수 있는 불확실성이 도처에 깔려 있는데 소모적인 정쟁으로 귀한 시간과 국력이 소진되는 것이 안타깝다"면서 "역사적 소용돌이가 닥치면 누군가는 그 시대적 환경이 요구하는 역할을 충실히 해야 하는데 이런 소명을 다하는 조직이 점점 사라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금융위원회는 대한민국이 필요로 하는 역사적 소명을 다 하는 조직으로 남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김 위원장은 지난 2022년 7월 11일 취임해 2년여 간 금융위원회 수장을 맡아 국내 금융 산업과 시장의 주요 현안을 처리했다. 강원도의 레고랜드에 대한 보증채무 불이행 선언과 강원중도개발공사의 회생 신청(일명 '레고랜드 사태')으로 불거진 채권 및 단기 자금시장 불안을 안정화하고,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문제와 맞물린 태영건설 워크아웃 정상화, 자본시장 외국인 등록제 폐지와 정부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이행을 위한 정책 입안 등 굵직한 사안 대응에 힘을 쏟았다.

후임으로 김병환 신임 위원장이 왔다. 31일 윤석열 대통령의 김병환 위원장 임명안 재가 후 그는 별도 취임식 없이 업무를 시작했다. 티몬·위메프 정산 및 환불 지연 사태 등 현안을 바로 챙길 것으로 알려졌다. 전날 국회 정무위원회는 김병환 위원장 인사청문 경과보고서를 채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