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올림픽 2024] 사격 시작한지 3년 만에 '깜짝 金'...여갑순·강초현 계보 잇는 '여고생 소총수'

2024-07-29 18:34
한국 사격 역사상 최연소 올림픽 메달리스트

29일(현지시간) 프랑스 샤토루 슈팅 센터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사격 공기소총 10m 여자 결선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반효진이 금메달을 입에 물고 기뻐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020 도쿄 올림픽이 열리고 있던 2021년 여름, 친구를 따라 사격장에 갔다가 처음 총을 잡은 반효진(대구체고)이 3년 만에 올림픽 정상에 올랐다. 마치 만화처럼 기적 같은 일을 16세 여고생 소총수가 해냈다.
 
반효진은 29일(한국시간) 프랑스 샤로투 슈팅센터에서 열린 대회 공기소총 10m 여자 개인전에서 251.8점을 쏴 황위팅(중국)과 동률을 이룬 뒤 슛오프에서 10.4점을 기록, 10.3점에 그친 황위팅을 제치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반효진은 한국 사격 역사상 최연소 올림픽 메달리스트 기록을 수립했으며, 우리나라 역대 하계 올림픽 100번째 금메달의 주인공이 됐다.

만 16세 10개월 18일로 메달을 딴 반효진은 2000 시드니 올림픽 이 종목 은메달리스트 강초현(당시 만 17세 11개월 4일)이 보유했던 기록을 경신했다.
 
타고난 천재성과 성실함으로 이번 파리 올림픽 대표 선발전에서 1위를 차지하며 역대 한국 사격 최연소 올림픽 출전 선수라는 영광을 안았다. 그의 좌우명은 ‘내일 죽을 것처럼 오늘을 후회 없이 살자’다.
 
대구체고 2학년인 반효진은 이번 메달로 ‘여고생 소총수’ 신화를 이어갔다.
 
1992 바르셀로나 올림픽에서는 여갑순이 서울체고 3학년 재학 중에 여자 소총 금메달리스트가 됐고, 2000 시드니 올림픽에서는 유성여고 3학년에 재학 중이던 강초현이 여자 소총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전날 열린 본선에서 60발 합계 634.5점으로 올림픽 본선 신기록을 세우더니, 이날 결선에서는 251.8점으로 결선 타이기록을 수립했다.
 
처음 나선 올림픽 무대에서 기록만 두 차례 세운 것이다. 한국 사격 선수가 올림픽 무대에서 신기록을 세운 건 반효진이 세 번째다.
 
1호는 1988 서울 올림픽 남자 공기소총 본선에서 안병균이었고, 2호는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남자 50m 권총 결선에서 진종오였다.
 
한국 여자 사격의 현재이자 미래인 반효진은 최고의 무대인 올림픽에서 극적인 승부를 연출하며, ‘강철 심장’임을 입증했다.
 
황위팅과 금메달을 놓고 다툰 23, 24번째에서 9점대에 그쳤지만, 한 발로 모든 걸 결정하는 슛오프에서 10.4점을 쏴 10.3점의 황위팅을 극적으로 제쳤다. 드라마보다 극적인 승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