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익 증가율 뛰어넘는 보조금" 中 배터리왕 CATL 2Q 실적 점검
2024-07-28 11:39
2Q 순익 13.4%↑…시장 예상치 웃돌아
리튬 가격 하락 속 매출은 하락세
보조금 35%↑…EU '관세폭탄' 배경
해외로 설비 확장…지정학적 리스크 문제
리튬 가격 하락 속 매출은 하락세
보조금 35%↑…EU '관세폭탄' 배경
해외로 설비 확장…지정학적 리스크 문제
중국 배터리왕 닝더스다이(CATL)가 지난 2분기 순익 증가율이 시장 예상치를 뛰어넘는 등 양호한 실적을 냈다. 다만 국가 보조금 증가율이 순익 증가율을 훨씬 웃도는 데다가, 생산 가동률이 현저히 하락하는 등의 문제는 우려를 자아냈다.
CATL은 26일 저녁 실적 보고서를 통해 지난 2분기 순익이 전년 동기 대비 13.4% 증가한 123억6000만 위안(약 2조3579억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앞서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성적표다.
같은 기간 매출은 13% 하락한 870억 위안을 기록하며 3개 분기 연속 내리막세를 기록했다. 낙폭도 1분기 10.4%에서 한층 더 확대됐다. 이로써 상반기 CATL 매출은 11.9% 감소한 1667억7000만 위안. 순익은 10.4% 증가한 228억6000만 위안에 달했다.
게다가 국가 보조금을 대거 타낸 것이 순익 증가에 보탬이 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닛케이아시아에 따르면 CATL이 올 상반기 중국 정부로부터 타낸 국가 보조금만 38억4000만 위안이다. 전년 동기 대비 무려 35% 이상 증가한 것으로, 같은 기간 순익 증가율을 세 배 이상 앞지르는 수준이다. 최근 미국·유럽연합(EU)이 불공정 보조금을 이유로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관세장벽 등을 높이며 규제를 강화하고 나선 배경이다.
중국 경기 둔화세가 더딘 가운데 중국 내 전기차 판매도 둔화해 배터리 공급과잉 문제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배터리 재고 증가세 속 CATL의 생산 가동률도 계속 하락하고 있다. 올 상반기 기준 CATL의 생산 가동률은 65.3%로,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5% 포인트 이상 하락했다.
CATL은 최근 공급과잉에 따른 배터리 출혈 경쟁이 심화되고 있음에도 규모의 경제와 공급망 수직계열화를 앞세워 다른 기업과의 비용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아울러 CATL은 국내 배터리 공급과잉이 심화하자 해외로도 눈을 돌리는 모습이다. CATL은 올 상반기 매출의 약 30%를 해외에서 거둬들였다.
덕분에 CATL의 시장 점유율은 국내외에서 지속적으로 늘고 있는 모습이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CATL은 올 1~5월 비중국 시장 배터리 점유율에서 26.9%로 1위를 차지해 2위 LG에너지솔루션(25.6%)을 꺾었다. 중국자동차배터리산업혁신연맹에 따르면 올 상반기 중국 국내 시장 점유율도 46.4%로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이는 전년 대비 3% 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다만 그럼에도 미국·EU 등의 높은 관세 장벽 리스크를 해소하긴 힘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투자회사 모닝스타는 앞서 6월 미국 리튬 배터리 시장의 지정학적 위험과 잠재적 사업 손실을 감안해 CATL의 2024~2033년 매출과 순익 전망치를 각각 8~9%, 7~8%씩 낮추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