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올려도 '무용지물'…이달 5대 은행 주담대 5.2조↑

2024-07-28 10:53
부동산 시장 반등에 가계대출 수요 늘어…규제 확대 전 선수요도

[사진=아주경제DB]
국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잔액이 이달 들어 5조원 이상 불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은행권에 따르면 5대 은행의 주담대 잔액 합계는 지난 25일 기준 557조4116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달 말(552조1526억원)보다 5조2589억원 늘어난 규모다. 같은 기간 5대 은행의 전체 가계대출 잔액 합계는 708조5723억원에서 713조3072억원으로 4조7349억원 불었다.

은행들이 가계대출 금리를 여러 차례 인상하면서 확대를 억누르려 했지만 기준금리 인하 기대 심리와 부동산 시장 회복에 따른 대출 수요를 이겨내지 못했다. 이에 더해 오는 9월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2단계 시행을 앞두고 규제 강화 전에 대출을 받으려는 수요도 몰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달 넷째 주 서울 아파트 매매 가격은 전주보다 0.30% 올랐다. 이는 2018년 9월 둘째 주 이후 약 5년 10개월 만에 최대 수준이다. 한국은행이 공개한 7월 주택가격전망지수도 전월보다 7포인트 오른 115를 기록해 2021년 11월 이후 2년 8개월 만에 가장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26일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주담대 중 은행채 5년물과 연동된 혼합형(고정) 상품의 금리는 연 2.900~5.263% 수준이다. 1주일 전(연 2.840~5.294%)보다 상단이 0.031%포인트 내렸지만, 같은 기간 하단은 0.060%포인트 올랐다. 이 기간 은행채 5년물 금리가 3.345%에서 3.290%로 0.055%포인트 내린 상황에서 은행들이 가산금리를 올리는 방식으로 대응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KB국민은행은 지난 3일과 18일 주담대 금리를 각각 0.13%포인트, 0.2%포인트 높인 데 이어 오는 29일 0.2%포인트를 추가 인상하기로 했다. 신한은행도 지난 15일과 22일 은행채 3년·5년물 기준금리를 0.05%포인트씩 상향 조정한 데 이어 오는 29일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0.1~0.3% 추가로 올릴 계획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주담대는 잔금을 치르는 날 실행되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주담대 잔액이 늘어나는 시기는 주택거래량이 증가하는 현상과 몇 개월 시차를 보인다”며 “당분간 가계대출은 계속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