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도나도 '역대 최대'···5대 금융지주 상반기에만 11兆 넘게 벌었다

2024-07-27 06:00
그룹 당기순이익 합계 11.1조···전년 대비 2.0%↑
ELS 리스크 털고 줄줄이 역대 최대 반기 실적 내놔
KB금융 리딩금융 탈환···우리·신한 밸류업 계획 발표

[사진=연합뉴스]
5대(KB금융·신한·하나·우리·NH농협) 금융지주가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 11조원을 넘기며 역대 최대 실적을 갈아치웠다. 지주 주요 계열사로 꼽히는 시중은행들이 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관련 대규모 손실을 반영했지만, 계열사를 가리지 않고 은행과 비(非)은행 모두 호실적을 보이며 최대 실적을 견인했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금융의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총 11조1064억원으로 집계됐다. 5대 금융은 지난해 상반기 10조8997억원의 당기순익을 기록하는 등 역대 최대 실적을 갈아치웠는데, 1년 만에 재차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전년 대비로는 2067억원(1.9%) 성장했다.

지주사별로 보면 KB금융이 1년 전보다 7.5% 감소한 2조7815억원의 당기순익을 기록했지만, 5대 금융 중에서는 가장 많은 순이익을 보이면서 리딩금융 자리를 차지했다. 지난 분기 리딩금융으로 올라섰던 신한금융은 1년 전보다 4.6% 늘어난 2조7470억원을 기록했지만 KB금융보다 345억원 부족했다. 이어 △하나금융 2조687억원(2.4%↑) △우리금융 1조7554억원(14.1%↑) △NH농협금융 1조7538억원(2.8%↑) 등이 뒤를 이었다.

5대 금융 실적을 보면 은행과 비은행을 구분하지 않고 대부분의 계열사가 실적 개선 흐름을 보였다. 먼저 KB금융은 1분기 ELS 손실 보상 관련 대규모 비용과 순이자수익(NIM) 하락 등의 영향으로 상반기 실적은 전년 대비 소폭 꺾였으나, 2분기 기준으로만 보면 1조7324억원의 당기순익을 기록해 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갈아치웠다. 일회성 요인인 ELS 관련 충당부채 6340억원을 제외하면 올해 상반기 당기순익은 3조1940억원에 달하는 수준이라고 KB금융은 설명했다.

신한금융도 2분기와 상반기 모두 최대 실적을 갈아치웠다. 신한금융은 2분기 기준으로 전년 대비 15.1% 늘어난 1조4255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보였다. 상반기 이자이익은 전년 대비 7% 늘어난 5조6377억원, 비이자이익은 같은 기간 4% 늘어난 2조1146억원을 보였다. 특히 일본과 베트남의 호실적을 바탕으로 글로벌 사업 이익이 32.4% 늘어난 4108억원을 기록했다.

하나금융 역시 상반기 2조원을 웃돌며 반기 최대 실적을 경신했는데, 견조한 이자이익(4조3816억원) 흐름 속 수수료이익이 전년 대비 12.6% 늘어난 1조328억원으로 집계됐다. 하나금융은 △은행 IB 수수료 증가 △퇴직연금 및 운용리스 등 축적형 수수료 기반 확대 △신용카드 수수료 증대 등이 주효했다고 설명했다. 우리금융은 2분기 역대 최대 순이익 9314억원을 기록했으며, 상반기 비이자이익이 전년 대비 45% 성장한 9314억원을 기록했다. 농협금융은 우리금융보다 단 16억원 뒤처져 있으며, 2분기 기준으로는 하나금융보다 많은 1조1026억원의 당기순익을 기록하기도 했다.

5대 금융의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계획 등 주주환원 정책도 주목을 받고 있다. 신한금융은 이날 2분기 주당 540원의 배당과 함께 밸류업 계획을 결의했다. 이 계획에 따르면 신한금융은 주당 현금 배당액과 전체 배당 규모를 해마다 늘리고 자사주 5000만주를 소각해 오는 2027년까지 주주환원율(현금배당액·자사주매입액의 합을 순이익으로 나눈 비율)을 50%까지 높이기로 했다. 이런 목표대로라면 같은 시점에 자본비율, 자기자본이익률(ROE), 유형자기자본이익률(ROTCE)도 각 13%, 10%, 11.5%로 높아진다.

전날 우리금융도 분기 배당 180원 결정과 함께 ROE 10%, 보통주 자본비율 13%, 총주주환원율 50%의 목표를 내걸었다. KB금융은 2분기 배당금을 주당 791원으로 결의하고, 4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 소각 계획을 결정했다. 하나금융은 주당 600원 분기 배당과 함께 하반기 밸류업 계획을 공시한다는 계획을 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