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증시, MLF 인하에도...상하이 5개월 반 만에 2900선 붕괴

2024-07-25 17:55
1년 만기 MLF 2.5→2.3% 조정...38조원 풀어
5대 국유은행 올해 첫 예금 금리 인하

중국증권감독관리위원회(CSRC) 건물 밖에서 펄럭이는 중국 국기. [사진=로이터·연합뉴스]


25일 중국 증시는 하락 마감했다. 중앙은행이 유동성 투입에 나섰지만, 경기 침체 우려가 이어지며 투자 심리를 짓눌렀다. 상하이종합지수는 2900선까지 무너지며 지난 5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날 상하이종합지수는 15.21포인트(0.52%) 하락한 2886.74, 선전성분지수는 18.39포인트(0.22%) 내린 8474.70에 장을 마쳤다. 대형주 벤치마크 지수 CSI300과 기술주 중심의 창업판은 각각 18.89포인트(0.55%), 6.45포인트(0.39%) 밀린 3399.27, 1644.45로 마감했다. 상하이종합지수가 종가 기준 2900선 아래로 떨어진 것은 지난 2월 8일 이후 약 5개월 반 만이다.

인민은행은 이날 일부 시중 금융기관에 2000억위안(약 38조원) 규모의 자금을 공급하는 1년 만기 중기유동성지원창구(MLF) 금리를 종전 2.5%에서 2.3%로 0.2%포인트 인하했다고 밝혔다.

MLF 대출은 인민은행이 시중 은행을 상대로 자금을 빌려주는 유동성 조절 도구 역할을 한다. 1년 만기 MLF 금리는 지난해 8월 2.5%로 0.15%포인트 인하된 뒤 1년 동안 변동 없이 유지됐다.

블룸버그통신은 "2분기 중국 경제 성장률은 침체에 빠진 소비가 수출 호조를 상쇄해 예상보다 나빴다"며 "중국인민은행은 통상 MLF 금리 조정을 매월 중순에 실시하는데, 이번 발표는 예상되지 않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이날 중국 5대 국유은행은 예금 금리를 최대 0.2%포인트 낮췄다. 중국 은행권이 예금금리를 인하한 것은 올 들어 처음이다. 기준금리 인하에 따른 은행 수익성 악화 완화에 더해 저축된 자금을 소비나 투자로 유도해 내수 진작 효과를 기대한 것으로 보인다.

시장조사업체 초이스에 따르면 이날 거래 가능한 주식 중 상승한 종목은 3211 개, 하락한 종목은 1648 개였다. 224 개 종목은 보합을 기록했다. 통신·전자·석탄 업종의 하락폭이 컸다. 

친환경 에너지 관련주는 연일 강세다. 풍력발전장비주인 솽이커지(雙壹科技)는 상한가를 기록했고 타이성펑넝(泰勝風能), 윈다구펀(運達股份) 등도 크게 뛰었다. 태양광주 위넝커지(昱能科技), 허완구펀(禾邁股份), 어우징커지(歐晶科技)도 상한가를 찍었다.

한편 이날 홍콩 증시도 크게 흔들렸다. 항셍지수는 전장 대비 1.77% 내린 1만 7004.97 에 장을 마감했다. 간밤 미국증시 급락 여파에 인터넷주와 반도체주가 하락을 주도했다. 메이퇀과 화훙바도체(SMIC)는 각각 5% 이상 밀렸다. 반면 가전주 하이얼은 5% 이상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