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판례검색 1위 엘박스 이용요금 2.3배로...변호사들 '속앓이'
2024-07-24 10:18
[아주로앤피] 판결문 데이터를 제공하는 리걸테크 기업 엘박스가 최근 개인회원들의 월 요금을 변경한다고 안내한 것으로 확인됐다. 2.5배 가까이 되는 갑작스런 요금 인상에 변호사들은 엘박스가 시장 점유율을 확보하더니 납득할 만한 이유 없이 가격을 대폭 올려버렸다며 술렁이는 분위기다.
24일 아주로앤피가 확인한 결과 판례 검색 서비스를 제공하는 리걸테크 기업 '엘박스'가 오는 9월부터 개인 회원에게 인상된 요금을 적용한다고 밝혔다. 엘박스의 요금제는 개인 회원들이 사용하는 스탠다드, 일반 법인들이 쓰는 비즈니스, 공공기관·지방자치단체 등이 쓰는 퍼블릭 요금제로 나뉘는데, 이 중 스탠다드 요금을 기존 월 2만9900원에서 월 6만9900원으로 인상한다는 것이다.
엘박스는 2019년 김앤장 법률사무소 출신인 이진 변호사가 설립한 리걸테크 기업이다. 변호사들에게 가장 중요한 데이터인 판결문 제공을 주력 서비스로 삼고 있다. 2021년 12월 처음으로 유료화 서비스를 시작할 당시 40만건이었던 판결문은 330만건까지 늘어나며 국내 변호사들 중 절반 이상이 사용하는 판례 검색 사이트로 우뚝 섰다.
초기에 엘박스는 무료 이용자의 경우 사이트 내 모든 판례를 하루 3건까지 열람할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이 서비스 역시 올해 초 종료된 것으로 확인됐다. 유료 이용자는 월 2만9900원을 정기 결제하면 제한 없이 모든 판례를 열람할 수 있다.
모든 판례를 열람할 수 있는 유료 개인 이용자 요금제를 2.3배 인상한 것인데, 변경 이유에 대해 엘박스 측에서는 "정교한 검색 성능과 대규모 언어모델(LLM) 기술을 바탕으로 법률 전문가의 업무 환경을 한 차원 더 혁신하기 위해 이용 요금이 변경된다"는 설명만 하고 있어 변호사들 사이에서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A변호사는 "친구 초대를 하거나 변호사들이 자신이 수임한 사건의 판결문을 엘박스 측에 제공하면 무료로 서비스를 사용할 수 있는 것처럼 홍보해 변호사 회원들을 확보한 후 어느 정도 시장 점유율을 확보하니 가격을 2.5배 가까이 인상한 것"이라며 "요금제를 대폭 인상한 것인데도 어떠한 새로운 서비스 제공으로 인해 인상하는 것이라는 구체적이고 납득할 만한 이유를 설명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B변호사는 "법원을 통해 판결문을 요청하는 것은 유사 판결문을 검색하는 방식도 불편하고 손에 받아볼 수 있을 때까지 길게는 몇개월 씩 걸리는 경우가 있어 변호사들이 좀 더 편리한 엘박스를 업무에 많이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정도면 시장 독점체제일 때나 가능한 인상률"이라며 "정부와 사법부 등에서 판결문을 공공데이터로 개방해 지금 제공하는 수준보다 더 편리하고 간편하게 변호사를 비롯한 일반 국민들이 판결문을 찾아볼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엘박스의 이번 요금제 개편은 2021년 12월 서비스를 유료화 한 이후 약 2년 9개월만에 처음으로 진행됐다. 처음 유료화를 실시했을 당시 판결문 제공 외 별다른 부가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았지만 현재는 판결문 외 주석서, 실무서, 유권해석, 심결례, 논문 제공과 법률분석, 변호사프로필, 사건일정관리, 복대리 등 다양한 부가 기능을 제공하다보니 요금제를 개편하게 됐다는 것이 엘박스 측 입장이다.
엘박스 관계자는 "유료 서비스 출시 후 약 3년 만에 진행하는 요금제 개편이다보니 요금 인상의 폭이 높은 게 사실"이라고 하면서도 "현재 판결문 330만건을 비롯해 다양한 부가 기능을 제공하고 있고 향후에도 전자책, 문서 편집기 등을 통해 엘박스 고객에게 제공하는 서비스 외연을 넓힐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검색, 정보추출, 인공지능 기술 등 과감한 투자를 통해 법률전문가의 업무에 대한 기술적 혁신에도 가속도를 낼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로스쿨 재학생들에게는 기존대로 무료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고, 현재 서울지방변호사회를 제외한 13개 지방변호사회와 업무협약을 체결해 소속 변호사들에게는 정가대비 20~30%의 요금 할인을 제공하고 있다"며 "요금제 개편 이후에도 이같은 할인 정책은 동일하게 유지해 이용자들의 부담을 덜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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