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호 "北 한류 유입 후 '주체 문화' 균열…다양한 논의 필요"

2024-07-24 09:48
북한인권 국제대화 기조연설…"北당국 위기감"
"한·미 동맹 바탕으로 북한인 권 문제 해결해야"

김영호 통일부 장관이 지난 22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에서 통일부와 미국 민주주의진흥재단(NED) 등 공동 주최로 열린 '2024 북한인권국제대화'에 참석해 연설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영호 통일부 장관이 한국 문화 유입 등으로 변화하고 있는 북한 사회를 고려해 인권 문제가 개선되도록 다양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 장관은 23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에서 열린 '2024 북한인권 국제대화' 기조연설에서 "많은 북한 주민이 낮에는 주체 문화를, 밤에는 남한의 문화를 소비하고 있다"며 "이는 정권의 주체 문화와 남한의 한류 문화가 북한 주민의 의식과 생각을 두고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어 "2020년 이후 연속적으로 제정된 '반동사상문화배격법', '청년교양보장법', '평양문화어보호법'도 주체 문화의 부정에 대한 북한 당국의 위기감을 반영한 대응"이라며 "지난해 탈북자 196명 중 절반 이상이 2030세대와 고위급 인사라는 사실은 주체 문화의 강고한 벽에 균열을 일으키고 있는 한류 문화의 영향력을 방증한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북한 사회 내부의 변화를 감안할 때 북한의 군사적 위협을 강력하게 억제하기 위한 정치·군사적 접근과 동시에 문화적 접근의 중요성이 증대되고 있으며, 이에 대한 다양한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한·미 동맹은 자유, 민주, 인권의 가치를 지향하는 가치 동맹"이라며 "굳건한 한·미 동맹을 바탕으로 북한의 군사적 도발을 억제하고 자유주의적 국제 질서를 함께 지키면서 북한 인권 문제도 해결해 나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행사는 북한 인권 문제 개선을 위한 국제 사회의 연대와 협력의 필요성이 더욱 강조되고 있는 시점에서 논의의 장을 넓히고자 미국 민주주의진흥재단(NED),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와 함께 22일부터 양일간 진행됐다.

한편 김 장관은 이번 방미를 계기로 워싱턴 지역 동포와의 대화, 현지 특파원 간담회 등을 진행해 윤석열 정부의 통일·대북 정책을 설명하고, 동포 사회의 이해와 지지 기반을 확충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