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환점 돈 5대 금융지주]①KB양종희號, 내부통제 강화로 진정한 리딩뱅크 거듭날까

2024-07-22 06:00
불완전판매·배임 미흡 사례 계속···하반기 강화 노력
다만 비은행 부문 강화 토대···2분기 실적 반등 예상
親주주환원에 시장 기대감 '쑥'···디지털·글로벌 집중

양종희 KB금융지주 회장. [사진= KB금융지주]
리딩뱅크 KB금융지주가 올해 거센 파도를 맞고 있다. 연초부터 주가연계증권(ELS) 불완전판매 논란과 더불어 배임사고, 미공개 정보 이용 등의 금융사고가 반복됐다. 하지만 올해 하반기 실적 반등, 친(親)주주 친화정책 등으로 분위기 전환을 노리고 있다. KB금융이 내부통제 리스크를 뚫고 올해 진정한 리딩뱅크로 거듭날 수 있을지 금융권의 관심이 집중된다.
 
내부통제 부실 반복돼···정치권 관심 속 가시적 대안 관건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은 내달 KB금융과 KB국민은행을 대상으로 정기검사를 진행한다. 이번 검사는 2~3년 주기로 진행되는 정례적인 검사이지만, 지난해부터 KB금융과 국민은행은 각종 금융사고로 홍역을 앓은 탓에 사뭇 다른 긴장감이 흐른다. 금감원은 이달 사전검사에 돌입했고, 내부통제 전반에 대한 강도 높은 검사를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KB금융은 지난해부터 금융사고가 계속되고 있다. 지난해 증권업무를 대행한 국민은행 직원들이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120억원대 부당이득을 취한 사실이 적발됐고 올해 상반기에만 100억원 이상의 배임사고가 3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무엇보다 연초 은행권을 강타한 대규모 홍콩 H지수 ELS 불완전판매 사태에서도 국민은행은 ELS 최다 판매사로 논란의 중심에 서 있었다. 국민은행은 ELS를 8조원 넘게 판매했고, 올해 1분기 ELS 손실 부담으로만 8620억원의 비용이 발생했다. 시중은행 가운데 가장 큰 규모를 찍으면서 1분기 당기순이익(1조491억원)으로는 신한금융(1조3215억원)에 리딩뱅크 자리를 내어줘야 했다.

올해 하반기 내부통제를 강화하는 지배구조법 개정안이 시행되는 만큼, KB금융을 향한 의심의 눈초리는 계속될 전망이다. 특히 제22대 국회의 첫 국정감사에서도 금융소비자 피해가 막심했던 ELS 사례가 집중 거론될 가능성이 크다. 금융권 관계자는 "국정감사를 앞두고 금융사고에 대한 정치권의 관심이 커진다면 (KB금융은) 내부통제 리스크 해소에 상당히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며 "얼마큼 가시적인 대안을 내놓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비은행 강화 속 실적 반등 기대···밸류업 금융 대장주 부상
다행인 점은 KB금융이 연초 겹겹이 쌓인 악재에도 불구하고, 양종희 회장의 지휘 아래 빠르게 정상 궤도로 돌아오고 있다는 점이다. 실적에서 보면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이 큰 폭으로 감소했지만, 2분기에는 리딩금융 탈환이 예상된다. 상반기 은행에서 ELS 사태와 상생금융 강화로 실적 개선이 쉽지 않았는데, 비(非) 은행 계열사에 힘을 실어준 전략으로 수익 방어에 성공했다는 평가다.

양 회장이 취임 이후 줄곧 강조하고 있는 '주주에게 보답할 수 있는 경영' 전략도 시장에 신뢰와 기대감을 주고 있다. KB금융은 국내 상장사 중 처음으로 정부 주도의 '밸류업 프로그램'에 동참하고 '배당총액 기준 분기 균등배당'을 새 주주환원 정책으로 내놨다. 이런 친 주주환원 정책으로 KB금융의 주가는 1년 만에 80% 가까이 급등했다.

올해 하반기 경영전략에서 강조한 디지털·글로벌 부문의 성과를 통해 양 회장의 색깔도 더욱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KB금융은 그룹 대표플랫폼인 'KB스타뱅킹'을 중심으로 슈퍼애플리케이션 전략을 구축하고 있으며, 마이데이터 확장, 정부24와의 연계 강화 등을 통해 비금융 부문까지 아우르는 생활형 확장플랫폼으로의 진화를 구상 중이다.

또 또 글로벌 부문에서는 사업모델 정교화를 강조했다. KB금융은 글로벌 사업의 선별적 확장을 위해 '3X3' 전략을 추진한다. 글로벌 지역을 △동남아 △선진국 △신(新)대륙으로 구분하고, 기존 인수·합병(M&A) 투자 방식을 현지 기업 제휴·지분투자(FI)로 다변화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