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 '공소 취소 요청' 폭로 난타...한동훈 "신중하지 못했다"
2024-07-18 14:22
김태흠 "패스트트랙 사건 고초 겪는 이들에 사과해라"
홍준표 "참으로 비열한 짓...불리하면 뭘 더 까발릴지"
홍준표 "참으로 비열한 짓...불리하면 뭘 더 까발릴지"
한동훈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는 18일 자신이 나경원 후보의 '패스트트랙 사건 공소 취소 부탁' 발언을 공개한 것을 놓고 "신중하지 못했던 점 죄송하게 생각한다"며 공식 사과했다.
한 후보는 이날 페이스북에서 "어제 '공소 취소 부탁 거절 발언'은 '왜 법무부 장관이 이재명 대표를 구속 못 했느냐'는 반복된 질문에 아무리 장관이지만 개별 사건에 개입할 수 없다는 설명을 하는 과정에서 예시로서 나온, 사전에 준비되지 않은 말"이라며 이같이 적었다.
그는 "패스트트랙 충돌 사건은 공수처법 등 악법을 막는 과정에서 우리 당을 위해 나서다가 생긴 일"이라며 "패스트트랙 충돌 사건으로 고생하는 분들을 폄훼하려는 생각이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앞서 한 후보는 전날 방송토론회에서 나경원 후보에게 "저한테 본인 패스트트랙 사건 공소 취소해 달라고 부탁한 적 있으시죠"라고 말했다.
지난 2019년 국회 '패스트트랙 충돌 사태' 당시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원내대표이던 나 후보는 특수공무집행 방해 등 혐의로 기소돼 재판받고 있는데, 한 후보가 법무부 장관 재직 시절 나 후보로부터 이 사건의 공소를 취소해 달라고 부탁 받을 점을 폭로한 것이다.
원희룡 후보 역시 같은 세미나에서 한 후보를 두고 "동지 의식이 없으면 어떤 일이 일어날 수 있는지 보여주는 것이고 이건 시작이라고 본다"면서 "내가 살기 위해서 누구든지 흔들고 궁지로 몰아 '나만 살아야겠다' 생각이 있으면 사태는 심각해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당내 친윤(친윤석열)계와 몇몇 광역 지방자치단체장들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한 후보를 일제히 질타했다. 권성동 의원은 "한 후보가 형사사건 청탁 프레임을 들고나왔다. 이것은 청탁이 아니다"라며 "당 의원 개개인의 아픔이자 당 전체의 아픔을 당내 선거에서 후벼 파서야 되겠나"라고 비판했다.
김기현 의원은 "폭주하는 민주당의 악법을 막는 정의로운 일에 온몸을 던졌다가 억울한 피해자가 된 우리 동지들의 고통에 공감하지는 못할망정, 2차 가해를 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태흠 충남지사는 "(한 후보가) 부당한 청탁을 들어주지 않았다고 자랑하는 모습을 보며 보수공동체에 대한 책임감, 보수 가치에 대한 공감에 의심이 든다"며 "패스트트랙 재판으로 인해 아직도 고초를 겪고 있는 이들에 대한 사과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공직자가 직무상 취득한 비밀을 자기 필요에 의해 상대방을 공격하는 자료로 악용한다는 것은 참으로 비열한 짓"이라고 비판했다. 홍 시장은 "앞으로 자기가 불리하면 무엇을 더 까발릴지 걱정"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