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에 잠긴 도로, 멈춰선 지하철…수도권 등 경기 북부 물벼락에 피해 속출

2024-07-17 16:05
서울 올해 처음 '호우 긴급재난문자' 발송
폭우에 지하철 지연…출근길 시민들 당황

경기 북부 접경지에 호우경보가 내려진 17일 오전 경기 파주시 문산읍 당동IC가 침수돼 경찰이 도로를 통제한 후 배수구를 찾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수도권을 중심으로 집중호우가 이어지면서 침수 피해가 잇따르고 지하철 운행이 지연되는 등 시민 불편이 이어졌다. 서울에서는 올해 들어 처음으로 긴급재난문자가 발송되기도 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17일 오전 호우특보가 발효된 서울과 경기 북부, 일부 경기 남부(양평), 강원 중·북부 내륙에 돌풍과 천둥·번개를 동반한 강한 비가 시간당 30~60㎜ 내렸다.

특히 파주에는 이날 오전 7시 기준 시간당 101㎜의 폭우가 쏟아졌다. 경기 문산, 양주, 의정부에서도 극한 호우 기준을 넘어 시간당 90~100㎜ 안팎의 기록적 폭우가 관측됐다. 

서울 일부 지역 강수량도 하루 새 100㎜를 넘겼다. 노원구 124.5㎜, 성북구 114.5㎜, 동대문구 100.5㎜ 등이다. 

기상청은 비 피해가 예상됨에 따라 이날 오전 4시 24분부터 오전 9시 40분까지 서울과 경기 북부를 중심으로 총 20차례 호우 재난 문자를 발송했다.

도로나 주택 침수, 토사 유출 등 피해도 속출했다. 서울 시내 하천 29개소와 도로 4개소(동부간선도로, 증산교, 사천교, 가람길)가 통제되기도 했다. 동부간선도로 통제는 오후 1시께 풀렸다. 

경기 지역은 소방당국에 접수된 신고로 배수 지원 등 안전조치가 취해졌다. 파주시 문산읍 당동IC 도로와 의정부시 호국로 흥선광장 교차로가 침수돼 한때 통제됐다. 남양주시 화도읍의 한 계곡은 비로 물이 불어났다. 

1호선 의정부역에서 연천역까지 전동차 운행이 한때 지연되기도 했다. 경원선 망월사역에서 덕정역까지도 50분가량 운행이 중단됐다. 

전국 각지에도 많은 비가 내리면서 주민들이 대피하는 소동도 이어졌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기준 대피한 인원은 충북 1명, 충남 94명, 전남 280명, 경남 185명 등 총 560명이다. 

충남 부여에서는 23가구 30명이 침수와 산사태가 우려돼 대피했다. 전남 광양에서는 135가구 143명이 산사태 위험으로 사전에 대피했다.

전남에서는 주택 침수 161건, 도로 토사 유실·파손이 10개소에서 발생했다. 가로수 전도 등 도로 장애가 9건, 주택 일시 침수 2건이 발생했다. 

기상청은 이날 밤사이 수도권과 충청 북부에 시간당 최대 70㎜의 장대비를 예고했다. 19일까지 수도권과 충청에 최대 200㎜, 강원에 180㎜ 안팎의 비가 더 내릴 것으로 관측됐다. 

앞서 행정안전부는 전날 오후 7시 30분부로 중대본 1단계를 가동하고 호우 위기경보 수준을 '관심'에서 '주의'로 상향했다. 

중대본은 "이번 호우로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산지, 하천변, 저지대 등 취약 지역 주민 대피에 만전을 기하고 지하차도, 하상도로, 둔치주차장 등 침수 취약시설은 선제적으로 통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개최가 예정됐던 제7회 중앙지방협력회의를 연기했다. 당초 이날 충남에서 한덕수 국무총리와 유관 부처 장관들을 비롯한 중앙정부 인사들과 지방자치단체장 등이 참석하는 회의를 주재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전날 밤부터 수도권을 중심으로 중부 지방에 폭우가 내리면서 윤 대통령은 집중호우 예방과 대응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판단하에 회의 개최를 연기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