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희궁, 13만 6000㎡ 규모 역사문화공원으로 재탄생한다
2024-07-17 11:18
서울시, 2035년까지 경희궁 일대 역사문화공원 조성 계획
지난 10일 경희궁지 정비방안 문화유산위원회 심의 통과
인근 국립기상박물관·서울시민대학·돈의문 등 종합 재정비
지난 10일 경희궁지 정비방안 문화유산위원회 심의 통과
인근 국립기상박물관·서울시민대학·돈의문 등 종합 재정비
서울시가 2026년까지 경희궁지에 역사공원을 만들고 2035년까지는 서울광장 10배 규모로 역사문화공원을 조성한다.
시는 17일 경희궁지 정비방안이 지난 10일 문화유산위원회 심의를 통과했다고 밝혔다.
시는 경희궁지를 시작으로 주변 4곳의 공공부지(국립기상박물관, 서울시민대학 및 차고지, 서울시교육청, 돈의문박물관마을) 약 13만6000㎡ 일대를 역사문화공원으로 조성할 계획이다.
경희궁은 다른 도심 고궁에 비해 인기가 낮다. 지난해 6월부터 지난 5월까지 일평균 방문객이 1500여 명에 불과해 인근 경복궁 하루 5만7430명, 덕수궁 2만8150명에 비해 뒤처진다.
경희궁 인근 국립기상박물관은 근대 기상·지진을 관측했던 경성측후소가 있던 자리에 2020년 10월 개관했지만 출입구를 찾기 어려운 정도로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서울시민대학 및 차고지는 시설 낙후로 개선이 필요한 상황이다.
서울시교육청은 2026년 후암동으로 이전해 경희궁과 연계 개발이 가능하게 됐다.
돈의문박물관마을은 2017년에 돈의문1구역 재개발사업 추진 시 공공기여를 받아 조성된 문화시설이며 운영비로 매년 20억여 원이 소요되고 있다.
이에 시는 경희궁지 일대에 종합적인 공간 구상을 마련했다. 올해 안에 경희궁지 역사정원을 착공하고 돈의문박물관마을 녹지화, 한양도성 및 돈의문 복원 등 2035년까지 공간개선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우선 경희궁지 내 역사정원에 차량진입로 등 빈 공간을 활용한 궁궐숲 조성 및 왕의 정원을 연출해 역사적 공간감을 살린다. 흥화문과 숭정문 사이 공간을 올해 우선 정비하고, 2026년까지 여가와 휴식이 가능한 곳으로 만들 방침이다.
경희궁 주변은 접근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정비한다. 새문안로변에 '가로정원'을 조성해 경희궁까지 닿는 입구로 만든다. 주변 담장은 허물고, 보행로를 조성해 걸을 수 있는 녹지 공간을 확보한다. 또 서울시교육청과 기상박물관 인근에 '기후환경숲'을 만들고 교육·체험의 장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이전 예정인 서울시교육청이 있는 경희궁 서측은 시민대학, 서울시 차고지와 함께 복합문화공간 도입을 협의해나간다.
돈의문 복원을 위해서는 시민 의견 수렴 절차부터 밟는다. 시는 지난해 전문가 자문을 받아 마련한 정동사거리 일대 돈의문 복원 기본구상안을 바탕으로, 역사학자 및 도시·교통 등 전문가 의견과 시민 의견을 충분히 청취할 계획이다. 돈의문박물관마을은 경희궁지 역사공원과 연계해 일상 여가문화공간으로 재정비한다. 구체적 재정비 방안은 오는 12월까지 마련할 예정이다.
한편 시는 경희궁의 특징인 'ㄴ'자형 어도(왕의 길)를 가로막고 있는 서울역사박물관 이전에 대해서도 살펴본다. 서울역사박물관은 1988년 경희궁지 내 건립을 어렵게 승인받아 2002년 개관됐다. 시대별 중첩된 역사를 보여줄 수 있다는 의견과 경희궁지가 아닌 곳에 제대로 건립되어야 한다는 다양한 의견이 있어 적정한 이전 부지를 신중하게 검토할 계획이다.
조남준 서울시 도시공간본부장은 "국가유산의 미래지향적 활용에 대한 새로운 패러다임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그간 엄숙하고 진지했던 경희궁 일대가 문화여가가 있는 활력 공간으로 재탄생해 서울의 새로운 랜드마크로 도약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