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봉투법 소위 가결, 이진숙 인사청문회 이틀 실시...與野, 상임위에서도 동시다발 격돌

2024-07-16 16:58
환노위서 여야 공방..회의실 뚫고 고성 들리기도
과방위, 관례 깨고 이진숙 청문회 이틀...與 "이진숙 마녀 사냥"
우원식 "국민 삶에 필요한 의제가 주요 의제 돼야"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가 지난 8일 오전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이 마련된 경기도 과천시의 한 오피스텔 건물로 첫 출근하며 준비해 온 글을 읽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2대 국회 개원식이 무산될 위기에 처한 가운데 여야는 상임위원회 회의 때마다 격돌하고 있다. 16일 이날 하루에만 7개 상임위와 1개 특위를 가동한 국회는 인사청문요청안·증인 출석요구의 건 등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퇴장하거나 고성을 지르는 등 파열음을 냈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서는 '노란봉투법' 처리를 두고 국민의힘 의원들이 2주 전처럼 회의 도중 퇴장하는 일이 되풀이됐다. 야당 소속 환노위 위원들은 이날 단독으로 고용노동소위원회를 열고 노란봉투법을 전체회의에 회부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국민의힘 소속 위원들이 여야 합의된 소위 일정이 아니라며 항의해 불참했고, 이후 법안 토론이 충분히 진행되지 않았다며 안건조정위원회에 회부를 신청해 불발됐다. 이 과정에서 여야 위원들 사이 오간 고성이 회의실 문밖을 뚫고 나오기도 했다.

여당 간사인 김형동 국민의힘 의원은 "(민주당은) 21대와 22대 때 법안 내용이 같기 때문에 통과시킨 것이라 주장하는데, 새롭게 추가된 부분이 있어 충분한 토론이 필요하다"며 "민주당 당론으로 정해졌기 때문에 토론을 통한 의견 개진을 막은 것이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위원장이 토론을 받아들이지 않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뛰쳐나왔다"고 항변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는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후보 인사청문회 기간을 놓고 여야가 격돌했다. 민주당은 이 후보자의 과거 발언과 행적을 언급하며 24~25일 양일간 청문회를 열어 철저히 검증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이훈기 민주당 의원은 "이 후보자는 22년 11월 10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MBC를 압박하기 위해 광고를 주지 말아야 한다'는 말을 했다"며 "정말 자격이 있는지 없는지 검증해야 한다. 하루는 턱도 없이 부족하기 때문에 충분한 시간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반면 여당은 장관급 후보자를 상대로 이틀 연속 청문회는 과하다는 입장으로 맞섰다. 박충권 국민의힘 의원은 "청문회를 이틀 여는 것은 언론노조에게 보이기 위한 '정치 공세'일 뿐이고, '이진숙 마녀 사냥'에 불과하다"며 "애초에 이 후보에 대한 인사청문회는 민주당의 탄핵병으로 인해 일어난 사태"라고 했다.

민주당 소속 최민희 위원장은 "방통위원장이 굉장히 중요한 자리인데 청문회가 '하루만 버티면 된다'는 식으로 전락하면 안 된다"며 이틀 청문회 안건을 상정해 통과시켰다.

민주당의 당론 1호 민생 법안 '민생위기극복특별법'을 다루는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입법 공청회에서도 여야 위원들은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여당은 민주당이 처분적 법률 등을 통해 민생위기특별법을 강행 추진할 경우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심판 청구와 효력정지 가처분을 신청하겠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민생위기극복특별법은 전 국민에게 소득 수준에 따라 25~35만원을 지급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각 상임위에서 여야 갈등이 극으로 치닫자 우원식 의장이 직접 우려를 드러냈다. 우 의장은 이날 여야 원내대표 회동 전 기자들과 만나 "각 상임위별로 다뤄져야 할 민생입법이 제대로 논의되지 않는다는 국민 비판에 입이 열개라도 할 말이 없는 상황"이라며 "국민 삶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들이 국회 주요 의제로 전면화될 수 있도록 여야 지도부가 지혜를 모아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