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악성 미분양' 폭증에…중소 건설업체도 '줄폐업' 속출

2024-07-11 17:59
올해 1~5월 지방 건설업 폐업신고 12%↑…상반기 건설업 등록은 50% 급감
5월 지방 '악성 미분양' 연말 대비 24% 증가…"종합·전문업체로 위기감 전이"

아파트 공사 현장 모습.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공사비 급등과 고금리에 이어 미분양 증가로 올해 상반기 지방 건설업체의 폐업 사례가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건설경기 침체로 종합건설업 신규 등록은 감소세로 돌아서 지역 건설업체의 유동성 위기가 심화되고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11일 건설산업지식정보시스템(KISCON)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6월) 전국 종합·전문건설업체의 폐업신고(변경·정정·철회) 건수는 1809곳(종합 292·전문 1517)으로 전년 상반기(1794곳) 대비 소폭 늘었다.
 
이 중 수도권(서울·인천·경기)의 종합·전문건설업의 폐업 신고 업체는 726곳(종합 134·전문 592)으로 전년 상반기 대비 4.8% 감소한 반면, 5대 광역시(세종 포함)는 295곳(종합 55·전문 240)으로 11%나 증가했다. 기타 지방도 같은 기간 765곳에서 788곳으로 늘며 증가 추세를 보였다. 
 
지방 주택시장에서 악성 미분양이 늘면서 원도급을 담당한 지역 종합건설업체가 흔들리자 하도급 업체인 전문건설사까지 직격탄을 맞고 있는 셈이다. 지난 5월 말 기준 전국의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은 1만3230가구로 지난해 12월 대비 21.8% 증가했다. 이 기간 지방의 악성 미분양은 8690가구에서 1만806가구로 24% 증가했다. 전체 악성 미분양의 81.6%가 지방에 몰린 셈이다. 

최근 자금난에 시달리면서 회생 및 파산 절차에 돌입하는 중견 건설사도 늘고 있다. 회생절차를 밟고 있는 제주의 도현종합건설은 지난 2일 회생법원에 의해 포괄적 금지명령이 내려졌고, 전남 나주에 본사를 둔 중견건설업체 새천년종합건설도 회생절차를 신청했다.

건설공제조합이 하도급 업체나 발주처에 공사대금을 대신 지급하는 보증대급금도 올해 1~5월까지 981억원을 기록하며 1000억원에 육박한다. 제주 내 한 종합건설업체 관계자는 “지역 내 시공평가 순위 빅5 업체가 법정관리에 들어서면서 지역 내 종합건설업체와 전문업체들 사이에 연쇄적으로 위기감이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