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공급과잉' 태양광 설비확장에 '제동'

2024-07-10 10:13
中 '태양광 발전 제조산업 규범' 개정
태양광 설비제조 자기자본비율 30%로
태양광 공급과잉에…기업 수익 압박
세계 1위 룽이그린…주가·실적 곤두박질

세계 최대 태양광 패널 기업 룽이그린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중국 정부가 최근 자국 태양광 부품 기업들의 맹목적인 투자 움직임에 제동을 걸었다. 최근 중국산 태양광 제품 공급과잉으로 업계가 몸살을 겪는 가운데서다.

9일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중국 공업정보화부는 이날 태양광 원재료인 폴리실리콘을 비롯한 태양광 발전 제조설비 생산 확장을 억제하는 내용의 '태양광 발전 제조 산업 규범' 개정안 초안을 공개하고 오는 15일까지 각계 의견을 수렴하기로 했다. 

특히 개정안은 태양광 발전 설비 제조 프로젝트의 최소 자기자본 비율을 일괄적으로 30%로 높였다. 기존의 2021년 버전에서 요구한 최소자기자본 비율은 태양광 발전 핵심 원자재인 폴리실리콘 제조 프로젝트는 30%, 나머지 기타 부품 프로젝트는 20%였는데, 기준을 한층 높인 셈이다. 이는 신규 설비는 물론 기존 설비 개조 확장 사업에 모두 적용된다. 사실상 태양광 발전 사업에 대한 투자금의 최소 30%가 회사 자체 자금이어야 하며, 은행 대출이나 기타 형태의 파이낸싱으로 자금을 마련해선 안된다는 의미다. 

이밖에 개정안은 전력 소비와 생산 용수 소비에 대해서도 기존보다 기준치를 높였다. 신화통신은 이번 개정안으로 태양광 기업들이 단순한 생산설비 확장을 억제하고 기술 혁신 강화, 제품 품질 향상, 생산비 절감 등의 노력을 기울일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이는 최근 중국 태양광 기업의 공급 과잉 문제가 그만큼 심각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전 세계 시장을 꽉 잡고 있는 중국 태양광 산업은 최근 몇년간 생산이 수요를 초과하면서 심각한 공급 과잉에 맞닥뜨렸다. 이는 가격 출혈 경쟁으로 이어져 태양광 모듈 가격은 사상 최저치까지 곤두박질치고 기업의 수익성도 악화했다. 중국 중위안증권은 올해 1분기 중국 증시에 상장된 69개 태양광 관련 상장사의 총매출은 2581억1600만 위안(약 49조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약 17% 하락했다고 분석했다. 같은 기간 순익은 무려 80% 이상 쪼그라들며 82억4600만 위안에 그쳤다. 

세계 최대 태양광 패널 기업인 중국 룽이그린(隆基綠能)의 경우 올 들어서만 주가가 40% 넘게 곤두박질치며 지난 8일에는 시가총액 1000억 위안 선도 무너졌다. 중국 태양광 산업 호황이던 2021년 11월 룽이그린 시총은 한때 5000억 위안까지 치솟았으나, 3년도 채 안된 사이에 5분의1 수준으로 쪼그라든 셈이다. 룽이그린은 올 1분기 순손실만 23억 위안(약 4360억원)을 기록했다. 앞서 중바오산 룽이그린 회장은 "올해 회사는 물론, 중국 태양광 산업에도 매우 힘겨운 한 해가 될 것"이라고 토로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