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문자 무시, 정치 미숙"·한동훈 "여사 사과 의사 없었어"
2024-07-09 20:34
與당권주자 첫 TV토론…'김 여사 문자' 공방전
한 "가족 공천 개입 주장 근거 없으면 사과해야"
원 "당 선관위와 약속…더 이상 언급 중단할 것"
한 "가족 공천 개입 주장 근거 없으면 사과해야"
원 "당 선관위와 약속…더 이상 언급 중단할 것"
국민의힘 7·23 전당대회를 앞두고 9일 열린 첫 TV토론회에서 당권 주자들은 ‘김건희 여사 문자 무시’ 논란을 두고 격돌했다.
나경원·윤상현 후보는 지난 1월 김 여사의 명품백 수수 의혹과 관련한 당정 갈등 국면에서 당시 비상대책위원장이었던 한동훈 후보가 사과 의사를 밝힌 김 여사 문자를 무시했다는 논란을 부각했다.
나 후보는 “문자 원문을 보면 김 여사가 사과 의사를 명백히 밝힌 것으로 보인다”며 “공적·사적을 떠나 당사자 의사가 제일 중요한데 당사자 이야기를 듣지 않고 소통을 단절하는 것은 정치적 판단이 미숙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이에 한 후보는 “당시 국민의 눈높이에 맞지 않다고 공개적인 지적을 한 상태였고, 대통령실에 사과가 필요하다는 것을 전달하고 있었다”며 “그 과정에서 여사가 사과의 뜻이 없다는 확실한 입장을 여러 경로로 확인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사적인 연락으로 답하는 것 자체가 오히려 분란의 소지가 될 수 있다고 본 것”이라며 “대통령실이 사과하지 않겠다는 입장이 너무 명확했고, 그래서 나에 대한 초유의 사퇴 요구까지 이어진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 후보는 김 여사 문자와 관련한 한 후보의 입장이 매번 달라진다며 “피의자가 그렇게 말을 바꾸면 구속영장 바로 때려 버린다”고 꼬집었다.
이에 한 후보는 “말을 바꿨다는 것은 거짓말”이라며 “그 상황에서 사적인 연락에 응했다면 더 문제가 된다. 더 심각한 악몽이 되지 않겠는가”라고 말했다. 또 한 후보는 “여사님께서 아직도 사과를 안 하고 계시다”라고도 했다.
한 후보는 자신이 지난 총선에서 가족과 공천을 논의했다는 원 후보의 주장을 거론했다.
한 후보는 원 후보를 향해 “어떤 가족이고 어떤 공천에 개입했다는 것인지 말해달라”며 “누군지 말 못 하고 근거 없으면 여기서 사과하라”고 압박했다.
그러자 원 후보는 “당 선거관리위원회에서 다툼을 중단하고 정책과 비전 경쟁을 시작해달라고 했기 때문에 거기에 대해서는 언급을 중단하겠다”고 맞섰다.
한 후보는 “가장 가까운 가족, 인척과 공천 개입했다는 것은 대단히 중요한 내용이고, 관련 기사가 200개 이상 났다”며 “여기서 비긴 것으로 하자? 이것은 안 되는 것”이라고 쏘아붙였다.
원 후보는 “선관위에 약속했기 때문에 협조하겠다는 것”이라며 “할 말이 없어서 안 하는 것 아니다. 더 이상 언급 안 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