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축구협회가 홍명보 감독 선임 과정과 관련해 박주호 전력강화위원회 위원이 한 발언에 대해 '심각한 우려와 유감'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9일 협회는 "박 위원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출연 영상을 통해 전력강화위원회의 활동과 감독 선임 과정을 자의적인 시각으로 왜곡하고 이것이 언론과 대중에게 오해를 불러일으키고 있는 상황에 대해 심각한 우려와 유감을 표한다"는 입장문을 밝혔다. 

앞서 지난 8일 박주호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 '캡틴 파추호'에 '국가대표 선임 과정, 모두 말씀드린다'는 제목의 영상을 올렸다. 그는 이 영상에서 홍명보 감독의 선임 과정을 몰랐다고 주장했다.

박주호는 "(전력강화위원회) 내부적으로 홍명보 감독으로 국가대표팀 감독이 정해지는 분위기는 있었다. 하지만 홍명보 감독이 안 하신다고 해서, 안 하는 줄 알았다"며 "이 상황은 설명이 불가능하다. 절차 안에서 이뤄진 것이 아무것도 없다"고 말했다. 

이에 협회는 이날 "박 위원이 한국 축구를 위해 뽑고 싶었던 감독상과 (홍명보 감독이) 다를 수는 있으나 이것이 절차상 잘못됐다고 경솔하게 언급한 것은 부적절한 언행"이라고 입장문을 냈다. 

협회에 따르면 정해성 위원장이 주관하고 박주호가 참석했던 제 10차 전력강화위원회 회의에서 5명의 후보(홍명보 감독 포함)가 추려졌다. 이 자리에서 위원들은 '5명의 후보까지 위원회가 추천할 테니 다음 과정은 이 후보들로 위원장이 진행하도록 정 위원장에게 위임'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어 협회는 "박 위원이 여러 후보를 추천하고 노력해왔기에 다른 위원들보다 자신의 생각이 더 공고할 수 있다는 점은 이해한다"며 "본인의 주관상 홍 감독이 될 것이라 예상하지 않았더라도 감독 선임 절차를 부인하는 발언을 SNS에 그대로 업로드하는 것은 대중과 언론에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무책임한 행동"이라고 강조했다. 

협회는 홍 감독이 10차 전력강화위원회 회의 당시 위원들로부터 가장 많은 지지를 받은 후보였다고 주장했다. 협회는 "이번 감독 선임은 전력강화위원회가 추천한 최종 후보자들을 검토해 진행됐다"고 알렸다.

이와 함께 협회는 박주호가 후보자를 추리는 과정에 동참했으며 '이후의 과정은 이임생 기술이사가 최종 결정한다'는 점에도 동의했다고 전했다. 

협회는 박주호가 유튜브 영상에서 말한 '이건 아니다, 절차가 안 맞는다'고 이야기한 부분에 "의아하다"고 했다. 

협회는 "(박주호가) 자신이 지지한 바와 다른 결과에 대해 놀라고 낙심할 수 있다"며 "결과가 내 예상과 의도와 다르다고 해서 '절차가 아니다'라는 것은 위원으로서 바른 언행이 아닐 것"이라고 대응했다. 

한편 박주호가 8일 올린 영상은 이날 3시 기준 조회수 159만회를 기록했다. 박주호는 이 영상에서 △르나르 감독의 계약 불발 이유 △제시 마시 감독 검증 과정 △1차 임시 감독 체제 △전력강화위원회 회의 내용 유출 △제시 마시 감독 결렬 후 새로운 감독 후보군 △정해성 위원장 사퇴 후 국내 감독 선임 과정 등에 관해 약 50분간 설명했다. 이 이 과정에서 홍 감독이 국가대표팀 감독으로 내정됐다는 소식을 들은 후 박주호는 "아쉽고 안타깝고 허무하다"고 말했다. 

이 영상을 본 누리꾼들은 "감독 뽑는 걸 전력강화위원이 모르냐", "한숨만 나온다", "박주호 응원한다" 등 반응을 보이며 협회를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