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토에 드리운 트럼프 그림자…'국방비 10% 청구서' 내미나
2024-07-09 16:25
미국 국익 최우선 외교 정책 복귀하나
친트럼프 싱크탱크 "우크라에 무기 보내지 말아야"
측근 "국방비 3%? 나라면 10% 낼 것"
친트럼프 싱크탱크 "우크라에 무기 보내지 말아야"
측근 "국방비 3%? 나라면 10% 낼 것"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귀환 가능성에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가 긴장하고 있다. 자국 이익을 최우선으로 삼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백악관 복귀는 미국 주도의 반러시아 국제 연대에 분열을 일으킬 수밖에 없다. 가뜩이나 유럽 내 극우 돌풍으로 서방의 단일대오에 서서히 금이 가는 와중에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등장은 나토의 분열로 이어질 것이라는 게 외신들의 대체적인 평이다.
9일(현지시간)부터 열리는 나토 정상회의에서 세계 각국 정상들의 관심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집권 이후 벌어질 상황에 쏠릴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나토 존재에 의문을 제기해 왔다. 그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관련해서도 러시아를 비판하지 않았다. 트럼프 재집권 시 미국이 우크라이나 지원을 급격히 줄이거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아예 손을 뗄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6월 한 팟캐스트 방송에서도 우크라이나에 나토 가입을 약속한 것은 ‘실수’라며 “이는 이 전쟁이 시작된 이유”라고 말했다. 나토의 동진을 막겠다는 명분으로 전쟁을 시작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생각과 동일한 선상에 있는 것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유럽 국가들에는 추가 방위비를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지난 2월 방위비를 부담하지 않는 나토 회원국을 공격하도록 러시아를 격려하겠다고 발언하는 등 유럽이 미국의 보호에 의존해서는 안 된다고 거듭 강조했다.
친트럼프 성향인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공화당) 역시 이날 미국 보수 성향 싱크탱크 허드슨연구소에서 연설하면서 나토 회원국들이 연간 국내총생산(GDP) 대비 최소 2%를 국방비로 지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우리는 나토가 더 많은 일을 해야 한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공화당이 이날 공식 채택한 20개 원칙을 담은 당의 정강정책 전반에도 트럼프 전 대통령 구호인 ‘아메리카 퍼스트’가 녹아 있다. 특히 ‘미국 우선주의: 상식으로의 복귀’라는 제목의 서문에는 “가장 핵심적인 미국 국익에 중심을 둔 외교 정책을 추진할 것” “동맹국이 공동 방위에 대한 투자 의무를 이행하도록 할 것” 등의 문구가 담겨 있다.
아울러 최근 프랑스 총선에서 드러난 것과 같이 유럽 내 극우 포퓰리즘의 부상 또한 2차 세계대전 이후 안보와 안정을 지탱해 온 기반을 위협하고 있다. 극우 정당 부상으로 유럽 내 우크라이나전쟁, 기후변화 대응, 이민 등 각종 이슈를 둔 분열은 깊어질 수 있다. 유럽연합(EU) 27개국 가운데 6개국에서 극우 정당이 집권에 성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