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로봇 이어 환기까지...LG전자 가전 '구독' 업고 매출 1조원 시대 연다
2024-07-08 15:00
23종 구독 서비스 라인업 갖춰...고품질 실내 공기 원하는 고객 공략
구독 서비스 매출 올해 1조원 넘어...삼성전자도 진출 채비
구독 서비스 매출 올해 1조원 넘어...삼성전자도 진출 채비
LG전자는 가정용 프리미엄 환기 시스템 초기 구입비용 부담을 줄이고 전문가 지원으로 관리는 한층 쉬워진 구독 상품을 출시했다고 8일 밝혔다.
가정용 환기 시스템은 창문을 열지 않고 미세먼지, 유해가스, 이산화탄소(CO2) 등으로 오염된 실내 공기를 바깥으로 배출하고 필터를 거친 깨끗한 외부 공기를 집 안으로 공급하는 제품이다.
환기 시스템을 사용하면 황사, 꽃가루 등 외부 오염물질이 많아 창문을 열기 어려운 날에도 내부 공기를 청정하게 유지한다. 실내 냉기나 온기가 밖으로 빠져나가지 않아 기존 창문 환기보다 냉난방비도 절감할 수 있다.
환기 시스템은 전문가의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한 만큼 구매보다 구독 서비스에 더 적합하다는 게 LG전자 측 판단이다.
LG 프리미엄 환기를 구독하면 전문가가 6개월마다 고객의 집을 방문해 제품의 작동 환경을 점검하고 △내부 클리닝 △전열교환소자 클리닝 △UV(자외선)살균 △피톤치드 탈취 △필터 교체 등 제품 내·외부를 꼼꼼하게 관리한다. 천장에 설치하는 제품 특성상 관리가 어려웠던 고객의 페인 포인트(불편함)도 해소한다.
황사, 미세먼지, 코로나19 등으로 실내 환기의 중요성이 커짐에 따라 실내 환기 서비스 시장은 지속해서 성장하고 있다. 이에 LG전자는 지난 2022년 가정용 프리미엄 환기 제품을 선보였고, 관련 매출이 매년 세 배 이상 성장하고 있다.
채상철 LG전자 한국영업본부 에어솔루션마케팅담당은 실내 환기 구독 서비스를 두고 "집에 제대로 된 환기시스템이 설치돼 있는지, 필터를 교체해야 하는지조차 모르는 고객들이 많다"며 "가전 케어 전문가가 꼼꼼하게 관리하고 구독으로 부담도 줄여 고객에게 차별적인 프리미엄 환기시스템 경험을 제공하겠다"고 포부를 드러냈다.
LG전자는 이달 들어 대형 매장과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로봇 구독 서비스를 본격 개시했다. 서빙 로봇인 LG 클로이 서브봇을 리테일 매장과 호텔, 병원 등에서 구독 형태로 이용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사내 벤처가 개발한 조리로봇 ‘튀봇’도 구독으로 이용할 수 있다.
LG전자에 따르면 올해 6월 기준 LG전자 베스트샵 대형 가전 구매 고객 가운데 36.2%가 제품 구매 대신 구독 서비스를 선택했다. 제품을 단순히 구매하는 것을 넘어 최상의 서비스 경험을 함께 누리고 싶어 하는 소비자가 늘어난 것이 그 이유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제품 구매 초기 부담을 줄일 수 있는 것도 구독 서비스만의 강점이다.
LG전자는 구독 서비스 사업을 국내를 넘어 전 세계 다른 국가에서도 전개할 방침이다. 첫 타자로는 낙후된 상수도 인프라로 인해 정수기 구독에 대한 수요가 많은 말레이시아를 꼽았다. LG전자는 올해 1분기 말레이시아 시장에 세탁기, 건조기, 에어컨, 냉장고, 공기청정기, 스타일러, 청소기, TV 등 9가지 가전 제품을 구독할 수 있는 'LG 렌트업'을 출시했다.
이러한 공격적인 사업 전개에 LG전자의 올해 가전 구독 서비스 관련 매출은 1조원을 넘을 것이 유력시된다. 지난 2018년 2924억원에 불과했던 LG전자 구독 서비스 매출은 최근 5년간 평균 27%의 연간성장률을 기록하며 2023년 9628억원에 도달했다.
구독 서비스 시장이 급성장함에 따라 경쟁사인 삼성전자도 관련 서비스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지난 4월 임성택 삼성전자 한국총괄 부사장은 "(삼성전자의 가전 구독은) 이미 일정 부분 진행되고 있다"며 "인공지능을 접목한 가전 경험과 세척 솔루션 등 고객 혜택에 맞춘 조금 더 발전된 구독 서비스를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