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총리, 경계선지능 청년 고용 식당 방문…"생애주기 따른 지원 정책 마련"

2024-07-07 16:47
'청년밥상문간', 김치찌개 3000원 판매…전국 5곳 운영
3월 개점 슬로우점, 직원 10명 모두 경계선지능 청년 채용

한덕수 국무총리(가운데)가 7일 서울 종로구 청년밥상문간 슬로우점을 방문해 경계선 지능 청년 직원들과 기념 촬영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덕수 국무총리가 7일 경계선 지능 청년들을 만나 격려하고, "올 하반기 실태조사를 시작으로 생애주기에 따른 적절한 지원 정책을 마련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한 총리는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에 있는 착한밥집 '청년밥상문간 슬로우점'을 방문해 "남보다 조금 느린 사람도 어린 시절부터 다양한 교육과 훈련을 받고 적성에 맞는 진로를 찾을 수 있도록 하겠다"며 이같이 전했다. 

청년밥상문간은 고물가를 부담스러워하는 청년과 서민을 위해 김치찌개 단일 메뉴를 1인분 3000원에 판매하는 식당이다. 청년문간사회적협동조합(이사장 이문수 가브리엘 신부)이 기업과 개인 후원금 등을 받아 청년 유동인구가 많은 대학가에서 협동조합 형태로 운영 중이다. 서울 4곳, 제주 1곳 등 전국 5곳에 있다.

이날 한 총리가 방문한 청년밥상문간 슬로우점은 지난 3월 개점했으며, 다른 지점과 달리 홀 서빙과 주방 보조 담당 직원 10명을 모두 경계선 지능 청년으로 채용했다.

한 총리는 "청년밥상문간 슬로우점은 굉장히 의미 있는 시도라고 생각한다"면서 청년들에게 일자리 훈련과 고용을 제공한 이문수 이사장과 이성복 관장에게 감사를 표했다. 이어 "부모님들이 오늘 자식들이 의젓하게 일하는 모습을 보고 뭉클하셨을 것 같다"며 "수고 많으셨다"고 가족들을 위로했다.

이 이사장은 "처음에는 손님들에게 직원들이 조금 서투를 수 있다고 양해를 구했는데, 지금은 '느린 식당'을 감수하는 것을 넘어서 청년들을 응원하기 위해 찾아오는 단골도 많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경계선지능 청년들은 배우는 속도는 느릴지 몰라도 한번 맡은 바는 책임감을 갖고 성실히 수행한다"며 "처음 일을 시작한 청년 중 단 한 사람도 이탈하지 않고 제 역할을 해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덕수 국무총리가 7일 서울 종로구 청년밥상문간 슬로우점을 방문해 경계선지능 청년과 보호자들을 격려하고 식사를 서빙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날 청년밥상문간 슬로우점에서는 개점 100일과 청년 직원 근속 100일을 동시에 축하하는 작은 파티가 열렸다. 100일 파티 음식 메뉴는 경계선 지능 청년들이 직접 만든 김치찌개였다.

한 총리는 앞치마를 두르고 청년직원들과 함께 김치찌개를 서빙했다. 자녀들이 만든 김치찌개를 맛본 가족들은 "매콤한 맛이 일품"이라며 엄지를 세웠다. 청년문간사회적협동조합 및 동대문종합사회복지관 임직원과 청년직원, 그 가족들이 참석해 서로를 축하하고 격려했다.

임예찬 홀매니저(25)는 '근속 100일이 된 소감이 어떠냐'는 한 총리의 질문에 "다른 회사에서 업무를 제대로 하지 못해 그만둔 경험이 있다"며 "이곳에서는 잘할 수 있을 때까지 알려주고 서로 돕고 있어 즐겁게 일하고 있다"고 답했다.

조재범 홀매니저(19) 역시 "취업에 번번이 실패해 평소 집에만 있었는데, 일을 하면서 규칙적으로 생활하고 배우는 게 많다"며 "월급을 받고 난생처음 적금도 가입했다"고 소감을 전했다. 

한편 경계선 지능인은 지적장애는 아니지만, 평균 지능보다 약간 낮은 경계구간 지능을 가진 이들로 학업과 사회생활, 취업에 어려움을 겪더라도 공식적인 장애에는 해당하지 않아 사회적 지원을 받지 못한다. 국내 경계선 지능인은 전체 국민(5129만명)의 13.6%(약 697만명)를 차지하고, 이 중 초·중·고등학교 학생은 78만명으로 추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