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 제도화 업계 `긴장`…공급 과잉에 가격은 급락

2024-07-07 14:43
19일 가상자산법 시행, 최고 무기징역 등 엄벌
마운트곡스 등 악재에 비트코인 투자자들 '눈물'

[사진=연합뉴스]
 

국내 가상자산시장 규모가 꾸준히 커지며 금융당국이 가상자산 제도화 작업을 서두르고 있다. 가상자산 거래소 또한 상시 감시체계를 준비하는 등 긴장감 속 당국의 움직임에 발을 맞추고 있다. 다만 규제 강화와 공급과잉 우려로 투자심리가 위축되며 가상자산시장은 다시 얼어붙고 있다. 

금융당국은 오는 19일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가상자산법)' 시행과 동시에 조사·처벌 업무도 본격적으로 개시할 것이라고 7일 밝혔다.
 
국내 가상자산시장은 투자자 수 기준으로 주식시장의 약 절반(2023년 말 645만명)에 달할 정도로 급격히 성장했다. 시가 총액 또한 55조원에 달한다. 그러나 가상자산시장은 거래 관련 감시·조사체제 공백으로 시세조종, 부정거래 등 불공정거래 위험에 크게 노출돼 있었다. 이에 당국은 가상자산법 제정을 통해 시세조종 등 가상자산 불공정거래 조사·처벌 근거를 마련했다.

금융감독원은 올해 1월부터 홈페이지 내에 '가상자산 불공정거래·투자사기 신고센터'를 운영해 피해사례를 상시 접수하고 있다. 법시행 이후 신고센터에 접수되는 피해사례에 대한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불공정거래 적발 시에는 최고 무기징역에 처하거나 부당이득의 2배에 상당하는 금액 이하의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금융당국은 법령상 주어진 조사수단과 가용역량을 총동원해 혐의를 포착하고 입증할 것"이라며 "일련의 조사업무 수행을 통해 가상자산시장의 공정하고 투명한 거래질서를 확립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 속 가상자산 거래소 또한 상시 감시체계 운영에 힘을 쓴다. 이상 거래를 적출한 거래소는 불공정거래 혐의 사항에 대해 금융당국에 통보해야 하며, 혐의가 충분히 입증된 경우에는 수사기관에 신속히 신고도 진행한다. 거래소는 가상자산법 시행 준비로 분주하다.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는 다양한 데이터 분석 도구를 갖춘 불공정거래 모니터링 시스템을 구축하고, 법 시행 전 가동할 계획이다. 빗썸은 지난 1일 전 직원을 대상으로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 서약식을 열고 법을 적극적으로 준수하겠다는 내용의 5대 행동 지침을 채택했다.

디지털자산거래소 공동협의체(DAXA·닥사)도 자율규제 마련과 별도로 거래소 실무자들을 대상으로 시장감시 업무교육을 두 차례 진행하는 등 법 시행에 대비해왔다. 가상자산업계 관계자는 "거래소들은 가상자산법 시행 전 준비 사항을 최종 점검하고 있다"며 "불공정 거래를 막고, 고객이 안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런 상황 속 가상자산 가격은 급락하며 투자자들의 시름은 깊어지고 있다. 올 초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승인으로 비트코인은 7만 달러가 넘는 가격에 거래되기도 했지만, 마운트곡스발(發) 공급 과잉 이슈로 글로벌 비트코인 가격은 지난 5일, 4개월여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인 5만3000달러 선(코인마켓캡 기준)까지 떨어졌다. 이날 1시 기준으로는 5만8000달러 선에서 거래 중이다. 원화시장에서도 하락세는 이어졌다. 1억원이 넘는 가격에 거래되던 비트코인은 지난 5일 최저 7724만원(빗썸 기준)까지 빠졌다가, 저가매수세에 힘입어 이날은 8100만원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아울러 가상자산법 시행으로 심사를 통해 대거 상장 폐지될 수 있다는 우려가 발생한 '알트코인'(비트코인 외 가상자산)의 경우, 전반적인 가격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