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ELS 피해자, '금융사기 예방연대' 창립..."법적 소송 나설 것"

2024-07-05 16:32
"초고위험 상품 판매하면서도 금융위 지침·금소법 위반"

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피해자모임인 '금융사기 예방연대'가 5일 출범했다. 이날 오후 2시 창립총회와 6대 은행 사례를 두고 '증거분석 세미나'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신진영 기자]
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피해자모임인 '금융사기예방연대'가 5일 출범했다. 이들은 금융당국 분쟁조정이 아닌 형사소송을 진행하고, 완전 배상을 위한 중장기 대응에 들어간다는 방침이다. 

금융사기예방연대는 이날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창립총회와 대국민 금융사기 계약 무효 관련 6대 은행(국민·신한·하나·SC제일은행 등) 측 증거분석 세미나를 열었다. 

이들은 은행에서 초고위험 상품을 판매하면서도 2019년말 제정된 금융위원회 지침과 금융소비자보호법을 위반했다고 주장한다. 금융당국에서 말하는 '투자자 자기책임'은 상품 판매 과정에서 판매자가 법과 규정에 따라 상품을 판매하고 소비자는 법에 규정된 권리를 침해받지 않았을 때 적용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길성주 금융사기예방연대 위원장은 "2013년 11월 청천벽력한 소식을 접했다. 담당 은행원은 계속 미뤄졌지만, 만기 때는 이자가 누적돼 목돈이 지급된다고 했다"며 "하지만 15년 동안 알뜰살뜰 모았던 돈이 반토막이 났다"고 비판했다. 길 위원장은 이어 "부패한 금융당국과 은행 카르텔에 맞서 목적을 이룰 때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금융감독원은 지난 5월 금융분쟁조정위원회(분조위)를 열고 홍콩ELS를 불완전판매한 은행들을 대상으로 대표 배상비율을 책정했다. 설명 부족·가입 유도·투자 이력 등 주요 쟁점 사안별로 배상비율을 결정했다. 2021년 1월 이후 모든 판매 건에 대한 기본배상비율을 최소 20%로 일괄 책정했다. 

피해자들은 금감원이 내놓은 배상비율 기준 자체가 너무 낮다고 입을 모았다. 현재 분쟁조정을 통해 피해를 배상하고 있지만 노인 등 취약계층을 우선 진행하고 있어 논의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날 법무법인 YK에서도 참석했다. 

한편 금융사기예방연대는 "금융위와 금감원은 더 이상 존재 가치가 필요 없는 무능력한 기관으로 드러나고 있다"며 "가해 은행의 경영자들은 여전히 피해 국민들을 우롱하며 거대한 힘을 보여주고 있다"고 비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