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시학개론] "주식 그랜트에 따른 처분입니다"…기업들이 임직원 보상하는 법

2024-07-04 11:00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일부 기업은 직원에게 주식을 통해 인센티브를 주고 있습니다. 월급이나 다른 복지 외에도 기업 성장의 과실을 직원과 함께 나누는 것이죠. 인재를 유치하고 직원의 사기를 높이는 데 유용합니다.
 
우선 '스톡 그랜트'가 있는데요. 스톡 그랜트는 회사가 보유한 주식을 임직원에게 무상 지급하는 제도입니다. 네이버는 401억원 규모 자기주식 24만6620주를 처분한다고 지난 1일 공시했습니다. 직원들에게 스톡 그랜트를 지급함에 따라 자사주를 처분하게 된 것이에요.
 
네이버는 스톡 그랜트를 통해 직원들에게 보상하고 있는 회사입니다. SK그룹도 적극 활용하고 있어요. 스톡 그랜트는 의무보유 기간이 없어 주식을 취득한 시점에서 바로 현금화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동기부여가 확실히 될 수 있겠네요.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도 잘 알려진 주식 보상 방법 중 하나죠. 스톡옵션은 기업이 임직원에게 일정 수량의 회사 주식을 일정한 가격으로 매수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하는 제도예요. 스톡옵션을 부여받은 임직원은 회사 가치가 높아지면 스톡옵션을 행사해 미리 정한 가격으로 취득할 수 있습니다. 주가가 행사가격보다 낮으면 스톡옵션은 무용지물이겠죠.
 
국내 기업 중 카카오가 스톡옵션으로 잘 알려져 있죠. 3일까지 일반청약을 받고 있는 게임회사 시프트업 임직원도 돈방석에 앉게 될 전망이에요. 시프트업은 2016년 이후 17차례에 걸쳐 임직원에 스톡옵션을 부여했습니다. 스톡옵션 행사가는 대부분 주당 200원인데요. 공모가가 희망범위 상단인 6만원으로 확정되면서 수십억원의 평가이익이 발생할 것으로 보입니다.
 
양도제한조건부 주식(RSU)도 있습니다. 스톡옵션의 대안으로 등장했는데요. RSU는 매출액, 근속기간 등 일정한 성과를 달성한 임직원에게 회사가 보유한 자사주를 지급하는 제도인데요. 주식을 바로 지급하는 대신 양도 시점을 제한해 즉각적인 수익 실현은 어려워요.
 
RSU는 스톡옵션과 달리 주식을 직접 부여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주식 그랜트와 마찬가지로 회사의 주가가 떨어져도 보상을 받을 수 있습니다. 통상 3~10년의 의무보유 기간을 부여합니다. 임직원이 단기적인 성과를 내는 데에만 매몰되는 것을 방지하고 회사의 장기적인 성장과 장기 근속도 유도할 수 있습니다.
 
국내 기업 가운데에는 2020년 한화가 대기업 최초로 도입했습니다. 최근 미국 나스닥에 입성한 네이버웹툰도 상장을 앞두고 RSU로 성과를 보상한 것으로 알려졌죠. 김준구 웹툰엔터테인먼트 대표는 보통주 1만4815주에 대한 RSU를 부여 받았어요.
 
또 근로자가 회사 주식을 취득하는 제도도 있어요. '우리사주'인데요. 근로자가 우리사주조합을 설립해 자기 회사의 주식을 취득, 보유하는 제도입니다. 기업 성장을 유도하고 그 과실로 근로자 재산 형성을 돕겠다는 취지로 도입됐습니다.
 
우리사주는 직원들이 사는 것이기 때문이 보상의 개념이 크다고 볼 순 없지만 세제 혜택이 있어요. 우리사주조합원은 1년간 의무적으로 주식을 보유해야 하는데요. 이 경우 400만원까지 소득공제가 되고, 우리사주에서 발생한 배당소득에 대해 1800만원 한도 내에서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습니다.
 
현재 2000만원 이하 배당소득은 14%를 원천징수하고 2000만원 초과분에는 금융소득 종합과세해 과표 구간에 따라 14∼45% 세율이 적용되고 있다 점을 고려하면 우리사주를 사는 게 유리하죠. 회사별로 우리사주 청약 대출을 지원하기도 합니다. 저금리나 이자 비용을 도와주는 방식으로요.

IPO를 하는 기업의 경우 공모 물량의 20% 이상을 우리사주에 우선 배정하고 있습니다. 20% 미만 배정을 희망하는 경우도 가능한데요. 공모가로 투자한 우리사주의 경우 보호예수 때문에 초반에 주가가 올라도 팔 수 없다는 단점이 있어요. 두산로보틱스, SK바이오팜 등은 주가가 초반에 급등하면서 직원들이 퇴사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누구나 한 번쯤은 돈방석을 꿈꿀 텐데요. 직장인의 로또, 주식 보상으로 내가 다니는 회사도 크고 자산도 불어난다면 더 의미가 크겠죠. 기업과 임직원이 모두 윈윈하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