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 외인 순매수 역대급이었는데… MSCI 편출입 영향은 적었다
2024-07-01 06:00
외국인 올 상반기에만 23조 사들였지만
MSCI 상장 종목 15개 편출… 12개 편입
편입 기대 선반영, 주가 부양 효과 줄어
MSCI 상장 종목 15개 편출… 12개 편입
편입 기대 선반영, 주가 부양 효과 줄어
상반기 외국인의 국내 상장 주식 순매수 금액이 23조원으로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한 반면,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이 산출하는 'MSCI 한국지수(코리아 스탠더드 인덱스)' 편출입 영향은 약해졌다.
30일 증권가에 따르면 작년 하반기부터 올 상반기까지 MSCI 한국지수에 코스피·코스닥 상장 종목 15개가 편출됐고 12개가 편입됐다.
편출 종목 15개는 한온시스템, 카카오페이, 강원랜드, 삼성증권, 펄어비스, 호텔신라, F&F, HD현대미포, JYP엔터테인먼트, 카카오게임즈, BGF리테일, 롯데에너지, 팬오션, 이마트, CJ다.
한 달 새 주가도 15종목 중 카카오페이(-13%), BGF리테일(-12%), CJ(-12%) 등 11종목이 떨어졌다. 증권가의 실적 개선 전망과 성장성 기대를 얻고 있는 삼성증권(10%), HD현대미포(29%),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11%), 펄어비스(7%) 등 4종목만 주가가 올랐다.
MSCI 한국지수 편입 종목은 지수를 추종하는 펀드의 패시브 자금과 외국인 투자자 매수 자금 유입 기회를 얻는다. 편입 시 패시브 자금 유입 규모는 종목에 따라 수백억~수천억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외국인이 역대급 순매수를 기록한 올해 상반기라면 MSCI 편출입 종목의 변동성이 그만큼 더 커졌을 것으로도 기대할 수 있다.
다만 이보다 앞서 편입된 종목에 대한 자금 유입 효과는 뚜렷하지 않았다.
올해 2월 말 편입된 한진칼의 외국인 순매수 금액은 100억원에 그쳤고, 함께 편입된 에코프로머티는 오히려 1800억원 순매도를 기록했다. 상반기 정부가 주도한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이나 글로벌 인공지능(AI) 열풍에 금융·자동차·반도체 관련주로 매수세가 집중돼, 패시브 펀드 외에 MSCI 편입 종목에 대한 외국인 투자자 관심이 희석된 것으로 보인다.
작년 11월 30일 편입된 포스코DX, 금양, SK텔레콤도 최근 한 달 새 0.5%포인트 안팎의 외국인 지분율 감소를 기록했다. 외국인 투자자는 이 기간 3종목을 도합 1000억원가량 순매도했다. 작년 8월 31일 편입된 3종목(반년 만에 편출된 JYP엔터테인먼트 제외)에 유입된 순매수 합산 금액도 500억원에 그쳤다.
김동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MSCI 종목에 대한 외국인의 차별적인 매매 패턴은 계속 나타나고 있지만, 시장 전체에 영향을 주는 형태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MSCI 한국지수 편입 후 주가 상승 동력도 약해졌다. 지난 1년간 편입된 12종목 중 엔켐, 에코프로, JYP엔터테인먼트 등 3종목은 최근 1개월 새 주가가 하락했다. 종목별 편입 당시 주가를 기준으로 하면 이 3종목과 에코프로머티, 포스코DX, 금양, SK텔레콤, 한화오션까지 총 8종목의 주가가 떨어졌다.
편입에 따른 투자자의 기대감이 일찍 반영돼 정작 편입이 확정된 후에는 주가 부양 효과가 줄어드는 것으로 해석된다.
김 연구원은 "편입 예상 종목에 빠르게 (투자) 포지션에 진입하고, 실제 편입 결과가 발표되면 청산을 통해 높은 수익률을 얻을 수 있어 편입 이슈의 주가 반영 시점이 빨라지고 있다"며 "편출 종목에 대한 수급과 주가 변화는 현재 공매도 금지 등 영향으로 편입 종목보다 늦게 발생하는 편"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