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표 "尹, 이태원 참사 조작 가능성 제기…극우 음모론 술술"

2024-06-27 17:42
최근 발간한 회고록에서 주장...尹 "특정세력 유도·조작 가능성"

21대 후반기 국회의장을 맡았던 김진표 전 의장(가운데)이 26일 오후 자신의 정치 회고록인 '대한민국은 무엇을 축적해왔는가' 출판기념회 행사에 참석했다. [사진=구동현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022년 김진표 전 국회의장과 독대한 자리에서 이태원 참사에 대해 "이 사고가 특정 세력에 의해 유도되고 조작된 사건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27일 정치권에 따르면 김 전 의장은 최근 발간한 회고록 '대한민국은 무엇을 축적해왔는가'에서 윤 대통령과의 일화를 소개하며 이같이 밝혔다.

2022년 12월 '국가조찬기도회'에서 윤 대통령과 독대한 김 전 의장은 이태원 참사에 대한 책임을 묻는 차원에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의 사임을 제안했다고 회고록에 적었다.

그러자 윤 대통령은 "(김 전 의장 말이) 다 맞으나 이태원 참사에 관해 지금 강한 의심이 가는 게 있어 아무래도 결정을 못하겠다"며 "특정 세력에 의해 유도되고 조작될 사건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데 그럴 경우 이 장관을 물러나게 하면 억울한 일"이라고 답했다고 한다.

김 전 의장은 윤 대통령의 이 같은 반응에 "극우 유튜버의 방송에서 나오고 있는 음모론적인 말이 대통령의 입에서 술술 나온다는 것을 믿기가 힘들었다"며 "윤 대통령의 의구심이 얼마나 진심이었을지는 알 수 없으나 상당히 위험한 반응이었다"고 회상했다.

또한 "이 일은 내가 윤석열 정부의 앞날을 가늠하게 된 첫 지표가 됐다"며 "대통령이 결정하지 못하면 주변 이들이 강하게 진언해야 할 필요가 있는데 아무도 대통령에게 '노'라고 말하지 않는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