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6·25전쟁 발발일을 맞아 평양을 비롯한 전국 각지에서 대규모 군중집회를 열고 대미 적대의식을 한껏 끌어올렸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6일 '6·25 미제 반대투쟁의 날'을 계기로 근로자와 청년학생 등 10만여 명이 평양 5월1일경기장에 모여들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집회 연설자들이 "인간의 탈을 쓴 불구대천의 원수들의 반인륜적인 죄행을 준열히 단죄 규탄하면서 불변의 주적인 미제와 한국 괴뢰들을 기어이 괴멸시키고야 말 의지들을 토로했다"고 전했다.

이어 "무분별하게 감행되는 미제와 한국 괴뢰들의 핵전쟁 도발 광증은 700년, 7000년 세월이 흘러도 결코 변할 수 없는 침략자, 도발자들의 본성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오늘날의 세계 많은 나라들이 자기를 지킬 힘이 없어 무서운 참화를 강요 당하고 있다"며 "우리 당과 인민이 선택하고 결행해 온 자위의 사상과 노선이 얼마나 정정당당한 것인가를 똑똑히 새겨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최강의 전쟁억제력을 백배, 천배로 억세게 다지며 전민항전 준비에 만전을 기해 나감으로써 우리의 위업을 가로막는 자들에게 어떤 참혹하고 처절한 종말이 차례지는가를 명명백백히 보여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신문은 2면에 "미제와 적대세력들에 대한 서리발치는 증오와 보복 의지로 무장된 군중들이 집결했다"며 같은 날 열린 전국 각지의 군중집회 소식을 상세히 실었다.

북한은 매년 전쟁 발발 당일인 6월 25일부터 정전협정 체결일인 7월 27일까지를 '반미 공동투쟁 월간'으로 지정하고 있다.

북한이 최근 대미·대남 적대 분위기를 고조하고 있는 만큼 오는 정전협정 체결일까지 이와 같은 행사가 활발히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편 조선중앙통신은 전날 북한 외무성 미국연구소가 미국이 6·25 전쟁부터 지금까지 일으킨 막심한 피해를 담은 백서를 펴냈다고 보도했다. 

백서는 "미국이 북한을 겨냥한 핵 위협 공갈을 계단식으로 확대·강화해 우리 인민에게 지울 수 없는 상처를 남기고 공화국의 안전 환경을 심히 침해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