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카드납 기피 또다시 도마위…생보업계 지수 다시 3%대로↓

2024-06-26 15:00
보험료 카드납 결제 법안 또 등장…거부시 처벌 조항도
생보업계, 올해 1분기 카드납 지수 3.8%에 그쳐
카드 수수료율 부담, 보험료 인상 요인 될수도

[사진=연합뉴스]

보험사들의 보험료 카드납부 기피 현상이 또다시 도마에 올랐다. 지난 국회에 이어 이번 22대 국회에서도 관련 내용을 담은 법안이 발의됐다. 그간 생명보험사의 신용카드납 지수가 2~4%대에 머물며, 소비자들의 카드결제 편익이 침해당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번 법안에는 보험료 카드납을 거부하면 보험사에 처벌을 내리는 조항까지 신설돼 추후 관련 논의에 이목이 집중된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정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보험료 납부 시 신용·직불·선불카드로 결제할 수 있도록 하는 보험업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특히 이번 법안에는 보험료 카드납 결제를 이유로 계약자를 불리하게 대우하는 보험사에 대해 별도 처벌 규정을 두도록 했다. 

생명보험업계의 보험료 신용카드납 지수는 2~4%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생명보험사들이 납부받은 보험료 100만원 가운데 2만~4만원만 카드결제로 보험료 납부가 이뤄졌다는 얘기다. 지난해 말에는 4%까지 관련 수치가 소폭 올랐으나 올해 1분기에는 3.8%를 기록하며 다시 3%대로 내려앉았다. 자동차보험료 카드납부가 활발한 손해보험사들의 올해 1분기 카드납 지수는 30.5%를 기록했지만 자동차보험을 제외하면 장기보장성보험은 15.7%, 장기저축성보험은 3.3%에 머무르고 있다. 

보험권은 관련 이슈가 지난 국회 때도 발의된 내용이라 큰 동요는 하지 않으면서도, 종신보험 등 매달 보험료가 납부되는 장기상품은 카드납 기피 현상이 두드러질 수밖에 없다고 항변한다. 가입자가 신용카드로 보험료를 납부했을 때 보험사들이 부담해야 할 카드 수수료율은 '1% 후반대에서 2% 초반' 수준인데, 보험사의 자산운용수익률이 3%대인 점을 감안하면 카드결제 확대가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주장이다. 실제 이 같은 이유 등으로 한화생명·교보생명 등 일부 생보사들은 보험료 카드납부를 아예 허용하지 않고 있다.

카드납 지수를 높이기 위한 수수료율 인하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보험업계는 1% 초반대 수준 카드 수수료율을 요구하고 있고 카드업계는 최소 1.5%를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당국도 일방적으로 어느 한쪽에 유리한 수수료율을 강요할 수 없어 상황을 그저 관망하는 분위기다. 

금융권 관계자는 "카드납 허용 시 카드사에 가맹점 수수료를 보험사가 납부해야 하는데 사업비 추가 발생분은 보험료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여기에 고객의 카드대금 미납 시 보험 계약 해지 등 문제가 될 소지도 존재해 당국과 국회, 그리고 보험·여신 업계가 머리를 맞대고 논의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