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눈] 한복문화 일상화·세계화 하려면
2024-06-27 00:00
경복궁 주변을 걸을 때면, 외국 관광객들이 한복 문화를 즐기고 있는 모습을 자주 보게 된다. 밝은 웃음소리와 미소가 떠나지 않는 사람들 사이를 지날 때면, 덩달아 기분이 좋아진다. 전 세계의 사랑을 받고 있는 ‘케이(K)-컬처’가 한국 전통문화로 점점 확대되고 있다는 것을 실감한다.
'경복궁에서 한복 입고 사진 찍기'는 관광객들이 한국에 가면 가장 해보고 싶은 일 중 하나다. 이를 위해 철저하게 계획을 세운다. 상점 대표자들은 "외국인 관광객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자신이 원하는 한복을 미리 고른 후 한복 대여점을 방문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입을 모은다.
외국인들 사이에서는 ‘퓨전 한복’ 또는 ‘코스프레 한복’이라고 불리는 한복이 인기가 많다. 전통 한복은 아니지만, 하나의 패션이자 하나의 문화로 자연스럽게 자리매김했다.
한복의 세계화를 위해 지난해 4월에는 ‘이탈리아 밀라노 디자인 위크’와 연계해 한복 전시와 패션쇼를 개최했고, 같은 해 9월에는 ‘한국-인도네시아 수교 50주년 기념’ 한복 패션쇼를 자카르타에서 열었다.
올해 5회 차를 맞은 ‘한복 분야 한류 연계 협업콘텐츠 기획‧개발’ 사업은 영향력 있는 한류 예술인들과 협업해 한복의 매력을 국제사회에 알리고 역량 있는 한복 브랜드의 해외 진출을 돕고 있다.
올해는 배우 김태리가 한복 브랜드와 협업해 한복 디자인 기획과 개발에 참여한다. 이번 사업을 통해 개발한 한복 디자인은 미국 뉴욕 타임스스퀘어 전광판 영상 등 다양한 기획 홍보를 통해 전 세계인에게 공개할 계획이다.
전 세계에 한복을 알리는 것 못지않게 전통을 올바르게 계승하는 것은 중요하다. 계승을 위해서는 교육이 필수다. 하지만 아직은 갈길이 멀다. 현재 서울에 있는 4년제 대학 중 한국 복식사 전문 교수가 있는 곳은 이화여대 등 3곳에 불과하다. 학생들 취업률이 떨어진다는 것이 그 이유다.
좀 더 시야를 넓게 보자. 한복은 케이(K)-패션의 원류다. 한국적인 것을 내재화하고 새롭게 해석해야 전 세계에 통하는 창조적인 디자인이 나올 수 있다. 의상학과에서 한국 복식(服飾) 수업을 필수로 하는 등 제도적인 보완책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