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론이 미래 전쟁 게임체인저될 것"...서울시, 北 오물 풍선에 '안보포럼' 개최

2024-06-24 14:47
서울시, 3차 안보포럼 개최
대드론 체계 구축을 위한 민·관·군 협력 방안 논의
"군 전력 만으로 방호 한계..민·관 다중방어체계 필요"



 
러시아군의 우크라이나 전력시설 타격 현황 [사진=서울시]

북한 '오물 풍선' 살포가 드론 위협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위기감 아래 서울시가 민·관·군 대(對)드론 방어 시스템 구축 방안을 논의했다.

시는 24일 오후 세 번째 '서울시 안보포럼'을 열고 '메가시티 대드론 체계 구축을 위한 민·관·군 협력 방안'을 다뤘다. 

드론이 최근 전쟁에 활용된 사례가 적지 않다. 대표적인 사례가 러시아군의 우크라이나 민간인을 향한 무차별 포격 실시다. 러시아군은 2022년 10월 10일 하루 만에 순항미사일 84발과 함께 이란제 장거리 자폭드론인 '샤헤드(Shahed)-136' 24대를 포격했다. 그 결과 우크라이나 전역의 전력망이 공격당했고, 국민 약 1000만명이 한 달 이상 전기를 사용하지 못했다.

러시아군은 같은 해 12월 중순까지 미사일과 자폭드론을 약 1000기 이상 투입해 가스·전기·에너지 시설을 공격했다. 김성우 육군대학 교수는 "우크라이나 국민과 군의 전쟁 수행 의지를 와해시키고 조기 종전을 시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드론과 같은 무인기 시스템이 미래 전쟁에서 '게임 체인저'가 될 것이라는 전망 아래 전문가들은 민·관·군 통합 대드론체계 구축에 힘을 실었다. 특히 이번 포럼은 고도화하는 북한의 드론 위협에 맞서 대드론 방어 시스템 구축을 위한 민·관·군 협력체계를 논의하고자 마련됐다.

김 교수에 따르면 북한 무인기 개발은 1980년대부터 추진돼 1990년대 말 시리아·러시아·중국 등에서 도입·모방한 정찰·자폭용 무인기를 약 1000기 보유하고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2012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큰 관심을 보인 뒤 같은 해 7월 27일 열병식에서 자체 생산 무인기를 최초 공개했고, 이후 중국과 러시아에서 입수한 무인기를 복제하는 식으로 자체적으로 성능과 생산능력을 강화해왔다.

지난해 7월 열병식에서는 미국 'MQ-9 리퍼' 'RQ-4 글로벌 호크'와 외형이 거의 비슷한 무인기를 '새별9형' '새별4형'이란 이름으로 공개했다. 김 교수는 "북한은 새별4형과 같은 고고도 정찰감시 무인기 등 소형 무인기를 군집 활용해 우리 영공을 침범하고 국가중요시설과 군사시설을 감시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기원 대경대 교수는 인공지능(AI)을 이용한 지능화·효율화 대드론체계 운용 방안 등 대도시 상황에 맞는 메가시티형 민·관·군 통합 대드론체계 구축 방향을 제시했다. 이만희 수방사 1방공여단장(준장)은 "북한 드론 위협과 관련해 군 전력만으로는 모든 국가중요시설을 방호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며 민·관 다중방어체계 구축 노력을 강조했다.

조상근 한국과학기술원(KAIST) 국가미래전략기술정책연구소 교수를 좌장으로 한 전문가 토론도 이어졌다. 김광석 산업통상자원부 비상안전기획관, 국방부 군구조혁신담당관인 강경일 대령, 신희준 경운대 교수 등이 대드론체계 구축을 위한 발전 방향 등을 논의했다.

앞서 시는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급변하는 국제정세 속에서 북한의 핵·미사일 능력과 고출력 전자기파(EMP) 위협을 진단하기 위해 지난해 두 차례 안보 포럼을 개최한 바 있다.

이날 포럼에는 오세훈 서울시장과 김현기 서울시의회 의장, 이진우 수도방위사령관을 비롯해 서울 통합방위협의회 위원, 안보정책자문단, 대드론 분야 전문가 등 200여 명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