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EU 관세에 "모든 조치" 경고…독일 "러 지원 말라"

2024-06-22 21:14
22일 독일 부총리 방중에 전기차 관세 놓고 이견 노출

로베르트 하베크 독일 부총리 겸 경제기후보호부 장관. [사진=연합뉴스]
중국과 독일 양국이 22일 고위급 회담을 열고 최근 유럽연합(EU)에 판매되는 중국 전기차에 대한 EU의 고관세 부과 문제 등에 대한 의견 조율에 나섰지만 이견만 재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화통신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전날 방한을 마치고 중국에 도착한 로베르트 하베크 부총리 겸 경제기후보호부 장관은 이날 오전 베이징에서 정산제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발개위) 주임과 공동으로 중국-독일 간 기후변화 녹색전환에 관한 제1차 고위급 대화를 주재했다.

하베크 부총리는 EU가 중국 전기차에 대한 최대 48%에 이르는 관세 인상 계획을 발표한 이후 처음으로 중국을 방문한 유럽 고위급 관료다.

이날 중국은 EU 관세 부과의 부당성을 지적하면서 중국 정부가 단호한 대응조치에 나설 것이라고 경고했다.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정산제 주임은 "EU의 중국 전기차에 대한 관세 인상은 남에게 해를 끼칠 뿐, 자신에게 이익이 되는 것이 아니다"라면서 "중국은 중국기업의 합법적인 권익 보호를 위한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이다. 당국은 독일이 EU 내에서 리더십을 발휘하고 올바른 일을 하기를 바란다"고 촉구했다.

하베크 부총리는 중국이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러시아를 지원하는 것이 양국의 경제관계를 망치고 있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하베크 부총리는 고위급 대화 개막식 연설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중국이 러시아를 지원하는 것이 베를린과 베이징 간의 경제관계를 악화시키는 주요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EU의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관세 부과 문제와 관련해서는 "미국, 튀르키예, 브라질이 부과한 것처럼 포괄적이고 징벌적 부과금이 아니라 9개월 동안 면밀히 검토된 차별화된 관세"라고 밝히면서도 EU가 중국과 대화할 의향이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독일은 유럽 최대의 자동차 생산국으로서 EU의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관세 부과 결정에 상대적으로 비판적인 입장을 견지해 왔다.

하베크 부총리는 회담에서 EU의 관세 부과 조치로 자국 업체들이 입게 될 피해를 최소화하는 데에도 초점을 맞춘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독일의 최대 무역 상대국이다. 폭스바겐, 메르세데스-벤츠, BMW 등 독일 자동차업체들이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중국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