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료품 물가 높다'는 한은에 송미령 장관 "농업 특수성 고려 못한 것"

2024-06-19 16:42
보고서 통계 신뢰 불가…공신력 있는 기관 아니야
"영세농가 많아서 생산성 낮다는 거는 오해 만들어"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19일 농식품 물가 상황에 대해 패널을 들고 설명하고 있다. [사진=농림축산식품부]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우리나라의 식료품 물가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보다 1.6배 높다는 한국은행의 주장에 대해 '근거로 제시한 데이터를 신뢰할 수 없다'며 "농업 분야 특수성을 고려하지 못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송 장관은 19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출입기자단과 간담회를 갖고 "농업 분야 전문가가 작성한 것이 아닌 (한은의 보고서는) 복잡다단한 농업의 특성을 고려하지 못한 측면이 있어 혼란을 줄 수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전날 한은은 '우리나라 물가 수준 특징과 시사점' 보고서에서 영국 경제 분석기관인 EIU(Economist Intelligence Unit) 통계를 근거로 한국의 식료품 물가가 OECD 평균보다 50% 이상 높은 편이라고 지적했다. 해당 보고서는 OECD 33개국 주요 도시의 물가 수준을 EIU 생활비지수를 활용해 비교했다. 

송 장관은 "이코노미스트지는 국제연합식량농업기구(FAO)나 OECD 같은 (공식적인) 기구가 아니다"라며 "우리나라의 GDP의 53%가 서울(수도권)에 집중돼 있는 만큼 물가가 과대 추정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각국마다 엥겔계수, 소득수준 등 여러 여건이 다른데 이를 동일선상에서 비교한 것"이라며 "언제 조사했느냐, 어떤 데이터를 썼느냐 등에 따라 분석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고 부연했다. 

송 장관은 높은 식료품 물가의 원인으로 국내 농업의 낮은 생산성을 꼽은 한은의 주장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송 장관은 "(한은 보고서는) 노동생산성을 근거로 우리나라의 농업 생산성이 낮다고 평가했다"며 "하지만 토지생산성을 기준으로 비교하면 한국만큼 생산성이 높은 나라가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보통 경제학자들은 기술, 자본, 토지, 노동 등이 다 통합된 생산성을 갖고 비교를 한다"면서 "농지 대비 영세농가 많아 생산성이 낮다는 건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은이 식료품 물가를 낮출 대안으로 언급한 △생산성 제고 △수입을 통한 공급 채널 다양화 △유통구조 개선 등에 대해서도 이미 정부가 시행하고 있는 조치라며 평가절하했다. 

송 장관은 "우리 농업이 안정적으로 지속 가능성을 유지하려면 스마트 농업으로 갈 수밖에 없다"면서 "검역 협상을 진행하고 있는 일부 과일을 제외하고는 다 개방이 돼 있고 유통비용은 미국이나 일본 등 선진국과 비교하면 높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은이 제시한 대안은 새로울 것이 없고 정부가 이미 하고 있는 일에 대해서 강조를 하신 게 아닌가 싶다"며 "특별히 논평할 여지가 없다"고 일갈했다. 

농산물 물가에 대해서는 최근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송 장관은 "3월에 정점을 찍고 좋아지고 있으며 앞으로 더 내려갈 것"이라며 "현재 물가가 1~5월까지만 표기가 돼 있는데 6월까지 있었으면 더 내려갔을 것"이라고 말했다. 

올여름 폭염·폭우 등 이상기후가 예고된 상황에서 송 장관은 수박, 참외 등 제철 과일 수급에 여유가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송 장관은 "수박과 참외 가격은 각각 전년 대비 14%, 30% 낮은 상황"이라며 "이 같은 하우스 작물은 여름철 물에 잠기는 게 문제인데 배수로 정비를 통해 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