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우의 가젯 스토리] 콩에서 콩나물로? 갤럭시 버즈 디자인 바뀔까

2024-06-20 06:00
삼성 '갤럭시 버즈' 디자인 변천사
애플 '에어팟'처럼 콩나물(Stem) 디자인 적용
배터리, 노이즈 캔슬링, 음질 향상 기대
버즈 프로는 외이도염 이슈 완전 극복할지 주목

IT 팁스터 에반 블래스가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에 업로드한 '갤럭시 버즈3 프로' 모자이크 이미지. [사진=에반 블래스 X 갈무리]
삼성전자의 무선 이어폰 '갤럭시 버즈' 시리즈가 이번 신작부터 애플의 '에어팟' 시리즈와 유사한 콩나물 형태의 디자인으로 변경될 것으로 보인다.

19일 샘모바일 등 외신에 따르면 오는 7월 10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갤럭시 언팩' 행사에서 삼성전자는 변경된 디자인의 '갤럭시 버즈 3' 시리즈를 출시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갤럭시 웨어러블' 앱에서는 콩나물 디자인 아이콘이 적용된 '갤럭시 버즈 3'와 '갤럭시 버즈 3 프로'가 등장했으며 '삼성 멤버스' 앱 내 코드에서도 갤럭시 버즈 프로 3의 사용 모션이 발견됐다.
 
'삼성 멤버스'(버전 5.0.00.11) 앱의 코드에 있는 사용 안내 영상을 보면 '갤럭시 버즈 프로 3'에 줄기와 뚜렷한 선이 있다. [사진=샘모바일]
 
'갤럭시 웨어러블' 앱 내 등장한 '갤럭시 버즈 3' 라인업 아이콘. 콩나물 디자인이 적용됐다. [사진=샘모바일]

5년 만에 디자인이 변경된 이유로는 △갤럭시 AI 지원 강화 △배터리 용량 확대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ANC) 성능 향상 △통화 마이크 성능 강화 등 기능 개선이 주로 지목된다. 또한 콩나물 디자인을 통해 '갤럭시 버즈 프로' 시리즈에서 지적된 '외이도염 이슈'를 해결하려는 의도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프로 모델에는 LED가 탑재된 '블레이드 라이트' 기능이 추가로 남은 배터리 수명이나 ANC 작동 여부 등의 정보를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2016년, 삼성 기어 아이콘 X···갤럭시 버즈의 조상님

갤럭시 버즈 시리즈는 삼성전자의 '삼성 기어 아이콘 X'의 계보를 잇는 후속 브랜드다. 2016년 처음 선보인 기어 아이콘 X는 삼성전자의 웨어러블 브랜드 '기어' 시리즈의 무선 이어셋 라인업으로, 후속작인 '기어 아이콘 X (2018)'를 끝으로 버즈에 무선 이어폰 자리를 물려줬다.


삼성전자는 기어 아이콘 X의 디자인에 대해 뉴스룸을 통해 "피트니스 제품다운 존재감을 드러내면서도 매일 부담 없이 착용할 수 있도록 디자인했다"고 밝혔다. 둥근 콩 형태에 사이즈별 '윙팁'을 부착해 착용감을 높인 제품이다.

 
왼쪽부터 삼성전자 무선 이어폰 '삼성 기어 아이콘 X', 1세대 2016년 버전, 2세대 2018년 버전. 2세대를 끝으로 '갤럭시 버즈'에 자리를 내줬다. [사진=삼성전자]
 
2019년, 갤럭시 버즈 첫 출시···커널형에 윙팁 적용
이후 2019년 첫 출시 이래 쭉 둥근 콩 형태의 디자인을 고수해온 갤럭시 버즈 시리즈도 특유의 디자인으로 에어팟과 차별점을 둬왔다. 에어팟 시리즈는 2016년 9월 첫 출시 이래 쭉 콩나물 디자인을 고수해왔다. 삼성전자는 "모난 곳 없이 둥근 형태일 때 바람과의 마찰 및 소음이 감소해 음향에 집중할 수 있다"며 디자인에서 자신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갤럭시 버즈부터는 피트니스에 치중 되기보다 일상에서도 무난하게 착용할 수 있도록 디자인 범용성을 높였다. 또한 2020년 2월에 디자인 변화는 거의 없으나 배터리와 음질, 통화 품질이 개선된 '갤럭시 버즈 플러스' 출시로 호평 받았다. 두 제품 모두 '윙팁'을 제공해 착용감을 높였다.
 
삼성전자 '갤럭시 버즈 프로'(왼쪽)와 '갤럭시 버즈 프로 플러스'. 플러스 모델은 디자인에 큰 변화는 없으며 주로 배터리·음질·통화 품질 개선 등이 이뤄졌다. [사진=삼성전자]
 
2020년, 갤럭시 버즈 라이브···오픈형 모험은 한 번뿐
2020년 8월 삼성전자는 한 가지 모험을 한다. 오픈형인 '갤럭시 버즈 라이브'를 출시한 것이다. 기존의 동그란 콩 형태의 커널형 이어폰에서 한눈에 봐도 강낭콩으로 보일 정도로 독특한 오픈형 디자인을 채택했다. 심지어 개발 코드네임도 'Bean'이다.

오픈형 이어폰임에도 높은 수준의 ANC 기능과 뛰어난 음질로 주목 받았으나 사용자마다 착용감 차이가 크고, 착용 자체가 어렵다는 불만도 제기됐다. 이러한 이유 때문인지 후속작은 출시되지 않았다.

버즈 라이브의 짧은 모험을 끝으로 삼성전자는 본연의 커널형 이어폰에 집중하기로 한다.
 
삼성전자 오픈형 무선 이어폰 '갤럭시 버즈 라이브' 개발 코드명 'Bean' 처럼 강낭콩 모양이지만, 착용감 호불호 문제 등으로 후속작은 출시되지 않았다. [사진=삼성전자]
 
2021년, 첫 플래그십 '갤럭시 버즈 프로' 등장···아쉬운 외이도염 이슈
삼성전자는 2021년 1월과 8월에 첫 플래그십 버전인 '갤럭시 버즈 프로'와 일반형인 '갤럭시 버즈 2'를 내놓는다.

갤럭시 버즈 프로는 동급 제품 중 뛰어난 음질과 ANC 기능, 그리고 개선된 통화 품질 등으로 호평 받았다. 다만 이어팁과 제품 구조 등의 문제로 집단 외이도염 이슈가 발생해 삼성전자는 발 빠른 환불과 인도적 차원의 치료비 지원을 진행했다.
 
삼성전자 첫 플래그십 무선 이어폰 '갤럭시 버즈 프로' 유광 디자인이 돋보인다. [사진=삼성전자]
갤럭시 버즈 2는 가성비에 신경 쓴 일반형 제품으로 코드명 Berry답게 귀여운 디자인이 특징이다. 제품 슬로건도 '작고, 귀엽고, 강력하다'다.

프로에 비해 전반적인 성능은 열세지만 출고가가 프로(23만9800원) 대비 9만원가량 저렴한 14만9000원으로 준수한 성능과 착용감을 내세워 학생 등 저가 수요 소비자 층에게 인기를 끌었다.
 
삼성전자 무선 이어폰 '갤럭시 버즈 2' [사진=삼성전자]
 
2022년, 갤럭시 버즈 프로 2···완성도 높인 수작
2022년 8월 삼성전자는 버즈 프로의 몇 가지 디테일을 수정한 '갤럭시 버즈 프로 2'를 공개했다. 매끈한 유선형 디자인과 공기역학적 구조 등으로 바람 마찰음과 소음을 줄였다. 또한 15% 정도 줄어든 크기로 착용감을 개선했다. 전작과 달리 무광 디자인을 적용해 손 자국 등 오염 문제를 방지하기도 했다.

전작서 곤혹스러웠던 외이도염 이슈를 해결하고자 통기성을 강화한 설계를 적용했다. 다만 아직도 외이도염이나 착용감을 지적하는 의견이 일부 제기되고 있으나 그 수는 많이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여전히 우수한 성능과 경쟁 제품 대비 뛰어난 가성비로 호평 받고 있다.
 
삼성전자 두 번째 플래그십 무선 이어폰 '갤럭시 버즈 프로2'. 전작과 달리 무광 디자인이 적용됐다. [사진=삼성전자]
 
2023년, 갤럭시 버즈 FE만 출시···초저가형 시장 공략
지난해 10월 삼성전자는 일반 라인업인 버즈나 고급형인 프로 없이 보급형인 '갤럭시 버즈 FE'만 깜짝 출시했다.

11만9000원이라는 매력적인 가격에 출시됐으며 지난 '갤럭시 버즈 플러스' 이후 3년 만에 윙팁을 재도입했다. 윙팁 적용으로 안정적인 착용감이 인상적이라는 호평도 나오고 있다. 다만 디자인은 최신 제품에 비해 다소 세련되지 못한 구석이 있다.
 
삼성전자 저가·보급형 무선 이어폰 '갤럭시 버즈 FE'. '갤럭시 버즈 플러스' 이후 3년 만에 '윙팁'을 재탑재 했다. [사진=삼성전자]
 
2024년 하반기, 보급형 들고 올 애플과 '진검승부' 예약

차세대 갤럭시 버즈의 새로운 콩나물 디자인이 확실해지면서 이번 개선을 통해 외이도염 문제도 해결하고 우수해진 성능으로 갤럭시 생태계 확장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블룸버그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애플은 올 하반기 보급형과 기본형으로 나뉜 4세대 에어팟을 공개할 예정이다. 이는 프리미엄 시장뿐만 아니라 삼성전자와 중국 제조사들이 활약 중인 중저가 시장까지 노리겠다는 전략으로 보인다.

전 세계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소비자들의 보급형 제품 수요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양사 간 시장 점유율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