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딜' 늦어지는 보험업계…가격차 못 좁히면 '노딜' 우려

2024-06-18 17:00
롯데·MG손보 본입찰 단계…관건은 웃돈·예정가격
매물·수요는 여전히 많아…보험사 M&A 물꼬 틀까

서울 중구 롯데손해보험 본사 [사진=롯데손해보험]
롯데손보·MG손보 매각 절차가 본입찰 단계로 접어들면서 ‘빅딜’ 성사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보험업계에서는 관건은 결국 가격에 있다면서 매수자와 매도자 간 시각 차이가 극복되지 않으면 ‘노딜’에 그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1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이달 말께 롯데손보 매각 본입찰이 진행될 전망이다. 우리금융그룹이 인수전에 공식적으로 뛰어들었고 복수의 사모펀드도 인수 의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손보 지분의 77%를 보유하고 있는 JKL파트너스가 2조원대 중반 수준에서 지분 거래를 원하고 있는 만큼 거래가 성사되면 ‘빅딜’이 된다.

다만 유력한 우선협상대상자 후보로 꼽히는 우리금융이 과도한 몸값을 지불하지 않겠다는 의지가 강해 자칫 거래 자체가 성사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롯데손보의 시가총액이 1조원을 소폭 웃도는 수준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JKL파트너스의 지분율과 시가총액 등을 고려했을 때 2조원대 중반의 몸값을 맞춰주려면 시가보다 1조원 이상의 ‘웃돈’을 내야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우리금융이 인수 자금으로 1조8000억원(1분기 말 기준)의 여유가 있다고 밝힌 것도 우리금융이 생각하는 적정 거래 규모를 에둘러 표현한 것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
 
서울 강남구 MG손해보험 본사 [사진=MG손해보험]
MG손보 매각 본입찰 절차는 이미 시작됐다. 예금보험공사(예보)는 내달 5일까지 MG손보 매각 관련 본입찰을 진행한 뒤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예비입찰에서 원매자가 나타나지 않았던 지난 두 차례 시도와는 달리 이번에는 복수의 기관이 예비입찰에 참여해 본입찰 절차를 개시하는 데 성공했다.

예보는 MG손보 매수자에게 회사 정상화를 위한 지원금을 제공할 방침이지만 과도한 지원이 이뤄지지 않도록 내부적으로 ‘예정가격’을 설정했다. 만약 본입찰에 참여한 원매자가 단수이거나 예정가격보다 높은 가격을 부르는 원매자가 없다면 본입찰은 유찰된다.

금융권은 작년부터 보험업계에 새 회계기준(IFRS17)과 지급여력비율(K-ICS)이 적용된 이후 관련 불확실성이 여전히 큰 것도 보험사 M&A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고 본다. 그 만큼 매각 적정가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다만 롯데손보·MG손보 외에도 다수의 생명·손해보험사들이 시장에 나와 있는 만큼 한 번 계약이 성사된다면 보험사 M&A에 물꼬가 트일 것이란 기대의 시선도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하나금융그룹도 비은행 부문을 강화하겠다는 의지가 여전하고 교보생명도 금융지주사 전환을 위한 손보사 인수 가능성이 꾸준히 언급되고 있다”며 “중소형 보험사들도 이해관계가 맞으면 시장경쟁력 강화를 위한 M&A가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