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푸틴 방북 예정일 코앞인데도 잠잠…정부 "사전 발표 드물어"

2024-06-17 17:39
작년 9월 정상회담 고려하면 오늘 저녁 발표 가능성도

구병삼 통일부 대변인이 지난 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통일부 정례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이르면 18일 방북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하루 전인 17일 오후까지 북한과 러시아 양국 모두 공식 발표를 내지 않고 있다. 이에 정부는 북한의 정상회담 일정이 사전에 발표되는 것은 드물다고 설명했다.

구병삼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정례브리핑을 통해 "북한이 과거 중국과 러시아 같이 중요한 국가와의 정상회의를 사전에 구체적으로 공개했던 사례 자체가 매우 드물다"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집권 이후를 기준으로 볼 때 2019년 6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방북 당시 3일 전에 북한과 중국이 일정을 동시에 발표한 사례가 유일하다"고 말했다.

이어 구 대변인은 "(외국 정상이 북한을 방문한) 사례 자체가 워낙 희소하기 때문에 일반화하기 어렵다"며 "언제 어떤 형식으로 당사자들이 발표할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윤석열 대통령이 카자흐스탄을 국빈 방문 일정을 소화 중이던 지난 12일(현지시간) 푸틴 대통령의 방북 일정과 관련해 "며칠 안으로 다가왔다"고 밝혔다. 최근 외신 보도 등을 종합할 때 그의 방문은 18∼19일로 점쳐졌지만, 이날 오후까지 특별한 소식은 전해지지 않고 있다.

다만 지난해 9월 13일 진행된 러시아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 정상회담 사례에 비춰보면 회담 직전인 이날 저녁 발표가 이뤄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당시 북한은 회담 이틀 전인 11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김 위원장이 푸틴 대통령 초청으로 곧 러시아를 방문한다고 보도하고, 이튿날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에 김 위원장이 10일 오후 전용열차로 평양에서 출발했다고 간략히 알렸다.

한편 연이어 이뤄지던 북한의 도발과 대남 담화도 일주일이 지나도록 잠잠한 상황이다. 지난 9일 밤 띄웠던 4차 오물 풍선과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의 담화를 마지막으로 '침묵 모드'가 8일째 이어지고 있다.

북한은 남측과 대립각을 세우기보단 러시아 두둔에 매진하는 모양새다. 노동신문은 이날 러시아 대통령 공보관이 미국과 서방을 규탄했다는 기사를 실었으며,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14일 논평을 통해 우크라이나 평화회의를 맹비난하기도 했다.

이는 푸틴 대통령의 방북이 임박한 시점에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는 것을 피하려는 판단으로 보인다. 외교적 결례가 될 수 있는 만큼 정세 관리에 들어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