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어지는 고금리·PF 늪···은행 대출 늘 때 비은행 줄었다
2024-06-16 17:00
은행권 대출, 1분기 중 1.3%↑···비은행권은 0.2% 줄어
저축은행 -2.6%, 새마을금고 -2.5% 등 비은행권 대부분
자금조달 부담에 PF 충격 직격탄···연체율 은행의 수십배
저축은행 -2.6%, 새마을금고 -2.5% 등 비은행권 대부분
자금조달 부담에 PF 충격 직격탄···연체율 은행의 수십배
고금리 장기화 여파로 서민의 자금줄이 말라가고 있다. 은행·비은행 할 것 없이 대출 문턱을 높이고 있지만 은행권 대출은 늘어나는 데 반해 저신용자 자금 창구인 비은행권 대출은 줄어들고 있다. 올해 하반기에도 상황이 크게 개선되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 만큼 취약 차주는 자금을 조달하기가 더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16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예금은행의 총대출금(말잔)은 지난 1분기 말 기준으로 2295조4404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 분기(2266조4688억원)와 비교해 28조9716억원(1.3%) 증가한 수치다. 같은 기간 비은행금융기관의 여신은 1297조7490억원에서 1294조7839억원으로 2조9651억원(0.2%) 줄었다. 비은행금융기관에는 저축은행, 상호금융회사, 자산운용회사, 생명보험회사 등이 포함된다.
비은행권 중 신탁사(7%)와 자산운용사(1.9%)를 제외한 대부분 금융회사는 대출이 역성장했다. 여신 규모가 가장 큰 상호금융 업권(385조5537억원)에선 새마을금고(183조4972억원)와 신협(106조7465억원) 여신이 각각 2.5%, 1.3% 감소했다. 이 밖에도 △저축은행(-2.6%) △생보(-2.1%) △종합금융회사(-0.2%) 등 여신도 함께 쪼그라들었다.
특히 부동산 PF 구조조정이 본격화하는 가운데 높아질 대로 높아진 연체율은 비은행권 여신 성장에 최대 아킬레스건으로 꼽힌다. 실제 비은행권 PF 연체율은 △증권 17.57% △저축은행 11.26% △여신전문 5.27% 등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이후 가장 높게 뛰었다는 은행권 연체율은 0.43%였다. 같은 충격이어도 비은행 대출이 쪼그라들 수밖에 없는 이유다.
더 큰 문제는 이런 경향이 하반기에 더욱 강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는 점이다. 한은이 발표한 '금융기관 대출행태 서베이' 결과를 보면 올해 2분기 중 비은행(-10) 대출 태도는 강화 기조를 이어갈 전망이다. 이는 은행권 대출행태(-3)보다 세 배 이상 강한 수준이다. 업권별로는 △상호금융 -27 △저축은행 -21 △생보 -10 △신용카드 -6 등으로 나타났다. 대출 태도가 마이너스(-)라는 것은 차주 측 신용 위험을 높게 보고, 대출을 더욱 까다롭게 내준다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