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원식, 원구성 강행 '숨고르기'…"與에게 숙의 시간 주잔 취지"
2024-06-13 16:09
"다음주까지 모든 상임위 전체회의 개의할 것"
국회 원구성 협상이 잠시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 우원식 국회의장이 상임위원회 위원장 선출을 위한 더불어민주당 측 본회의 개의 요구에 '잠시 멈춤'을 외치면서다. 민주당 지도부는 하루라도 빨리 본회의를 열어 나머지 7개 상임위 구성도 마무리하자고 압박하고 있다. 이들은 당장 다음 주까지 모든 상임위 전체회의 개의를 벼르고 있다.
노종면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정책조정회의 이후 기자들과 만나 "우 의장이 '오늘 본회의 개최를 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파악했다"며 "의장께서 개최하지 않으면 강제로 열 수가 없다"고 말했다. 이날 본회의를 개의하지 않는 이유로는 "국민의힘에 조금 더 숙의할 수 있는 시간을 주자는 취지로 이해한다"고 설명했다. 다른 원내 관계자 역시 아주경제와 통화에서 "의장께서 '저쪽(국민의힘)에서 내부적으로 의견 교류가 있는 것 같으니 한번 기다려 보는 게 어떻겠냐'고 제안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민주당 내부에선 국회의장이 야당 요구에 따라 단독으로 본회의를 열기가 부담스러웠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민주당 한 다선 의원은 "의장으로서는 너무 밀어붙인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고 했다. 다른 재선 의원은 "국회 정상화가 제일 중요하다"면서도 "숨 돌릴 시간을 갖는 건 필요한 것 같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민주당은 국민의힘이 국회 일정을 전면 보이콧하며 협상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는 만큼 언제까지 기다릴 순 없단 입장이다. 이미 민주당은 국민의힘 의원들이 불참한 가운데 11개 상임위를 가동하고 있다. 지난 12일 민주당과 조국혁신당 소속 위원들만 참석한 가운데 법제사법위원회를 열고 '채 상병 특검법'을 발의했으며, 앞서 11일에는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와 국토교통위원회 등이 첫 회의를 소집해 간사를 선임했다.
민주당은 이날 정책의원총회를 열어 23개 법안과 1개 결의안도 당론으로 채택했다. 23개 당론 법안에는 21대 국회에서 윤석열 대통령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로 폐기된 '김건희 특검법'과 '방송 4법'이 포함됐다. 방송 4법은 기존에 추진하던 '방송 3법'(방송법·방송문화진흥회법·한국교육방송공사법 개정안)에 방통위법 개정안까지 포함한 4개 법안이다.
민주당이 첫 관문인 상임위부터 중간 관문인 법사위, 최종 관문인 본회의까지 입법을 속전속결로 마칠 수 있는 3대 관문을 모두 쥐고 있는 만큼 해당 당론 법안들은 원 구성 즉시 국회 문턱을 넘을 것으로 보인다.
당장 민주당은 다음 주에 원 구성을 완료하겠다는 구상을 짜고 있다. 노 원내대변인은 "늦어도 다음 주까지 모든 상임위가 전체회의를 여는 게 민주당 방침"이라고 밝혔다. 박찬대 원내대표는 "국민의힘은 여전히 일을 안 하겠다고 생떼를 쓰고 있다"며 "하루라도 빨리 원 구성을 마무리하는 것이 국민에 대한 예의다. 국회가 제대로 일할 수 있도록 국회의장이 결단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