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 민생토론회 후속 규제 개선 단행···착공 후 공사비 조정·보증 감정평가 도입
2024-06-13 06:00
정부가 올해 상반기 진행된 '민생토론회' 후속 조치로 규제 개선을 단행한다. 착공 후 공사비를 조정하지 못하는 등 원할한 주택 사업을 추진하는 데 발목을 잡는 규제를 개선한다.
또 전세 가격 급등·급락 시기 문제가 되는 임대보증금·전세금반환 보증 규모 산정을 위해 집주인(임대인)이 기존 공시가격 기준에 이의를 신청한다면 감정 평가를 실시하는 등 국민의 주거 불편 해소에 나선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12일 진현환 제1차관 주재로 한국주택토지공사(LH)‧주택도시보증공사(HUG)‧한국부동산원 부기관장이 참석하는 '민생토론회 후속조치 점검회의'를 개최한 결과, 이 같은 내용의 규제개선 조치를 발표한다고 13일 밝혔다.
◆원활한 주택사업 저해 규제 개선···착공 후 공사비 조정 가능
이에 국토부는 국민 주거환경 개선을 위해 32개 개선 과제를 설정했다. 우선 도심 주택사업 활성화를 위해 재건축‧재개발 추진과정에서 공공분양 '뉴:홈'을 추가 공급하는 등 공공주택 공급계획 변경이 필요한 경우 정비 계획 변경 절차를 간소화해 신속한 주택공급을 지원한다.
착공 전 사업장의 경우 물가 상승으로 인한 공사비 증액 인정 범위에 대해 일정 수준으로 조정하고 있는 항목들을 합리적으로 개선한다. 이와 함께 현재 착공 후에는 공사비 조정이 불가능하나, 원활한 공사 진행이 가능하도록 신규사업은 공사비 조정을 위한 예비비를 편성하고, 기존사업은 프로젝트파이낸싱(PF) 조정위원회를 통해 공사비 조정을 3년간 한시적으로 추진한다.
임대리츠 지분 양수 시 양수인 요건도 기존 양도인의 신용평가 등급 이상을 요구하는 등 신규 리츠·펀드는 지분 양수가 쉽지 않은 구조이나, 필요조건(3개) 충족 시 신용평가등급요건 적용을 제외토록 한다.
신속한 공공택지 조성 등을 위해 토지 수용 속도를 높일 수 있도록 대토보상을 받으려는 토지 소유자가 주택 분양권으로도 보상받을 수 있도록 선택권을 확대한다. 또 대토보상(토지로 보상)하는 경우 당해 사업지역으로 제한하지 않고, 동일 사업시행자의 다른 사업지역 미분양 물량으로 보상을 허용한다.
아울러 대토보상 토지의 전매제한기간이 현재 대토보상계약 시점부터 소유권이전 등기 시까지로 약 10년 정도 장기 소요되므로, 토지 소유자의 오랜 기간 자금 동결에 따른 부담 완화를 위해 전매제한 종료 시점을 대토공급계약 시까지로 앞당긴다.
◆보증 가입 시 감정평가 도입···국민 주거불편 해소
통장 유형에 따라 민영‧공공주택 하나만 할 수 있었던 종전 입주자 저축통장(청약예‧부금, 청약저축)을 모든 주택유형에 청약할 수 있는 주택 청약 종합저축통장으로 전환을 허용해 통장 가입자의 청약 기회를 늘린다.
1983년부터 유지되어 온 청약통장 월납입금 10만원 인정 한도도 그간 가구소득 상승 등을 고려해 월 25만원으로 상향해 통장 가입자가 청약 통장 소득공제(300만원 한도) 혜택 등을 최대한 누릴 수 있도록 지원한다.
기존 무자본 갭투자 방지를 위해 강화된 보증 가입 기준을 유지하지만 적용 기준을 구체화해 전세 가격 급등·급락 시기의 시장 혼란을 방지하기 위해 임대보증체계에 감정 평가 제도를 도입한다. 보증 규모 산정 시 기존 공시가격 인정비율 140%를 우선 적용하고, 담보인정비율도 90%를 적용하는 원칙은 변하지 않는다.
다만 임대인이 일률적 기준으로 제대로 보증을 받기 어렵다고 판단할 경우 공시가격에 이의를 신청해 HUG가 직접 의뢰한 감정평가법인을 통해 감정가를 산정받을 수 있다. 이후 HUG의 인정이 있다면 해당 감정가로 보증에 가입할 수 있게 된다.
또 지자체가 지역사회의 저출생·고령화 문제에 대응해 특별공급 물량을 배정(기관추천 특별공급 범위 내)할 수 있도록 규제를 개선한다. 전세금반환·임대보증금 보증가입 기준은 무자본 갭투자 방지 등을 위해 그간 강화된 기준은 유지하면서 적용 세부기준을 구체화한다.
진현환 제1차관은 "현재 주거 환경과 맞지 않아 국민을 불편하게 하는 규제들은 신속히 개선하는 것이 바로 민생 현안"이라며 "제도개선이 적기에 이뤄질 수 있도록 하위법령들은 즉시 개정작업에 착수하고 법률 개정 필요사항에 대해서도 국회와 긴밀히 협력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발표 정책들에 대한 실질적인 성과 확보를 위해서는 제도개선과 함께 현장 이행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정부뿐 아니라 3개 공공기관에서도 국민 주거 안정을 실현한다는 높은 책임감을 가지고 선도적인 역할을 수행해 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