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이의 사람들] 타나카 타츠야 작가가 반복되는 일상 속 특별함을 찾는 법

2024-06-03 08:20

타나카타츠야 작가는 일본 고유의 미학적 개념인 익숙한 사물을 새롭게 다시 보는 마음을 의미하는 '미타테 마인드'로 우리가 일상 속에서 사용하는 물건들을 통해 상상도 못했던 작품을 만든다. 그리고 하루도 빠짐없이 SNS에 작품을 공개하며 보는 이들에게 놀라움과 함께 상상력과 영감을 준다. 그와 이야기를 나눴다.
 
타나카타츠야 작가 [사진= 김호이 기자]


미니어처 작가는 어쩌다가 하게 됐고 큰 인기를 얻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취미로 프라모델과 미니어처를 어렸을 때부터 좋아했는데 인스타그램이 계기가 됐다. 인스타그램에 사진을 찍고 올리려고 하는데 모델이 없어서 미니어처 사진을 찍게 됐다. 팔로워가 늘면서 인기를 얻게 된 계기는 모르겠지만 드라마 촬영 때 미니어처를 소품으로 드리거나 유명한 사람들과 작업을 하거나 두바이에서 전시를 하게 됐는데 그게 화제가 돼서 SNS 이외에 입소문으로 늘게 된 것 같다.
 
작업의 터닝포인트가 됐던 시기가 있나

- 저녁을 먹고 브로콜리가 남았는데 옆에 기린을 두고 찍어서 올렸더니 반응이 좋았다. 그러면서 미타테라는 의미도 들어갔다.
 
미니어처 캘린더를 통해서 달라진 작가님의 삶이 궁금하다
- 물건이 많아졌다(하하). 뭐든지 작품에 활용해서 쓰기 때문에 다 모아 놓는다. 벽이 전부 다 서랍으로 되어 있다.
 
[사진= 김호이 기자]
[사진= 김호이 기자]


미니어처나 소품은 어떻게 모으나
- 70%는 기성품을 쓰고 30%는 3D프린터로 만들어서 사용한다. 미니어처 뿐만 아니라 제일 큰 건 30Cm가 넘는 소품도 있다.
 
SNS를 통해서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에 있어서 달라진 건 무엇이고 작품에 어떤 영향을 줬나
- 작품에 대해서 사람들이 어떤 건 쉽게 이해를 하고 어떤 건 어려워 하는지 한눈에 알 수 있다. 그걸 코멘트 해주면서 미타테로 도달했다
 
매일 SNS에 작품을 올리는 게 대단하다. 꾸준함의 원천은 뭔가
-많은 사람들이 많이 봐주니까 꾸준하게 할 수 있게 됐다. 사람들이 많이 안봐주면 농땡이도 피우고 느슨해지게 된다. 매일 하다보면 내일이 생일이나 기념일이라는 코멘트를 많이 남긴다. 365일 누군가에게는 생일이고 기념일이겠다는 생각에 매일매일 업로드를 하고 있다. 그리고 근육을 만들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매일 운동을 하다가 하루라도 쉬면 3일 전의 몸으로 돌아가는 것처럼 매일매일 꾸준히 아이디어를 만들어내기 위해서다.
 
[사진= 타나카타츠야 작가 인스타그램]


영감은 주로 어디서 얻고 영감이 작품으로 만들어지기까지의 과정이 궁금하다
-일상에서 많이 얻는다. 모두가 아는 것을 미타테로 해야 잘 전달 될 수 있다. 요리를 하거나 잠을 자거나 화장실을 가는 것 등 모두가 하는 일상적인 것을 통해서 아이디어를 많이 얻는다. 아이디어가 떠오를 때마다 휴대폰으로 메모를 하고 어떤 걸 만들지 선택을 하면 재료를 모은다. 재료를 모았는데 안어울리는 경우도 있어서 바로 잘 되는 건 아니다. 그래서 해체를 하고 다른 구성품들을 추가해서 만든다. 그렇게 완성이 되면 사진을 찍고 타이틀을 정해서 SNS에 업로드 한다.
 
작업을 위해서 많은 것들을 수집해야 될 것 같은데 작가님의 작업실이 궁금하다. 영감이 떠올랐지만 재료를 구하기 힘들어서 만들어지지 못한 작품도 있나
- 많이 있다. 계속해서 만들어내고 싶은 건 있지만 재료 때문에 못만든 것들이 쌓이면서 아이디어는 넘쳐난다.
 
[사진= 김호이 기자]


표현의 한계를 느꼈던 적이 있나
-13년 동안 작업을 하면서 항상 쓰게 되는 미니어처가 있는데 앞으로 계속 작업을 해나가야 되기 때문에 새로운 걸 가지고 할 필요성이 있다.
 
그동안 만든 작품 중에서 가장 애정하는 건 뭔가. 스스로 생각하기에 기발하다고 느꼈던 작업이 궁금하다
- 어렸을 때 다다미 틈에 미니카를 놓고 많이 놀았다. 미니카 대신에 어머니와 아이가 걸어가는 걸 표현한 미니어처를 놓은 작품이 있는데 그게 미타테를 처음 시작한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사진= 김호이 기자]
[사진= 김호이 기자]


어떤 어린시절을 보냈나. 어린시절의 경험이 작업에 있어서 어떤 영향을 줬나
- 쌍둥이인데 그러다보니까 외동들 보다는 장난감을 가질 수 있는 게 한계가 있었다.
책이나 티슈를 쌓아서 놀거나 공룡이나 울트라맨처럼 싸우는 장난도 많이쳤다. 장난감이 없으니까 다른 형식으로 놀았다.
 
작가님의 일상은 어떻게 되나. 아침 일찍 작품을 공개할 때가 많은데 일과가 궁금하다
-점심쯤에는 미팅이나 취재 등 사람들과 일을 하고 아침이나 저녁에 작업을 해서 인스타그램에 다음날 지정된 시간으로 예약을 걸어둔다. 그리고 저녁7시~10시까지는 꼭 가족들과 보낸다.
 
[사진= 김호이 기자]

 
영감 연습 연마기술이 있나
-연마기술이 여라가지라서 이번 전시를 개최했다.
 
감각을 유지하는 법이 궁금하다
- 눈으로 정보가 들어와야 아이디어가 나온다. 그래서 일상에서 자주 사용되는 것들이 진열되어 있는 백엔샵이나 마트 등에 쇼핑을 자주 가서 많이 본다.
 
미타테마인드가 궁금하다
- '미타테(みたて)'는 한국말로 '보다'라는 걸 의미한다. '미타테'에 '마인드(mind)'를 붙여 '보는 걸 사고하다' '보는 걸 사고하는 방법'이라고 본다.

촬영을 한 후 작품을 해체해야 되는데 아쉬움은 없나
- 이미 익숙해졌다. 해체해서 서랍에 넣고 전시를 하거나 다른 작품을 만들 때 꺼내서 쓴다. 그래서 아깝지는 않다.
 
인터뷰 장면 [사진= 김호이 기자]

 
미니어처를 어떻게 보관하나
-보관하는 곳이 다 정해져있다. 의사가 담겨있는 서랍에 경찰관이 담겨있으면 못 찾기 때문에 항상 정해진 곳에 보관한다.
 
언제 가장 보람을 느끼는가
-작품을 보고 반응이 있을 때 보람을 느낀다.
 
작가님의 작품을 사람들이 어떻게 바라봤으면 하나
- 별로 생각해본 적은 없지만 사람들이 작품을 보고 내가 어떤 것을 의도 하고 표현한건지 알았으면 좋겠다.
 
[사진= 김호이 기자]


협업요청이 많이 올텐데 작업에 응하는 기준이 있나
- 어떤 화장품 회사에서 새로 나온 용기를 내 작품으로 소개해달라고 했는데 새로 나온 것의 경우 사람들이 잘 모른다. 그래서 공통적으로 공감을 못하기 때문에 그런 건 피한다. 과자의 경우도 예전부터 있었던 제품들을 위주로 한다.
 
이 일을 하기 전에는 어떤 일들을 했나
-12년 동안 디자이너로 일했다. 그때의 경험이 지금으로 이어진거다.
 
어렸을 때 꿈은 뭐였나
-만화가였다.
 
[사진= 김호이 기자]

 
어떻게 하면 익숙한 사물을 새롭게 바라볼 수 있을까
-평소에 보던 것에서 각도를 바꾸면 다른 게 보인다.
 
자신만의 작품을 만들고 싶어하는 사람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나
-자신만의 테마를 정하고 막연하게가 아닌 상세하게 정해서 본인만의 호칭과 카테고리를 정하는 게 좋다. 요리에는 간장, 라면 등 여러가지 재료들이 있는데 요리평론가가 아닌 간장평론가나 라면평론가 등 점점 범위를 줄여나가다 보면 그 사람에게만 일을 부탁하게 되는 상황이 올 것이기 때문에 방향을 정해서 세분화 하는 게 좋다.
 
작가님의 아이디어가 아닌 다른 사람들이 준 아이디어가 작품이 된 경우도 있나
- 작품으로는 없지만 제목 중에 원래 정했던 제모보다 재밌는 게 있으면 전시회 작품 제목으로 선택한다.
 
[사진= 김호이 기자]
[사진= 김호이 기자]



쉬는 날은 없나
-쉬는 날은 없다. 쉬고 싶지만 쉬는 날도 누군가의 생일이 있기 때문이다. 신문과 같다. 매일 아침신문이 오는 것처럼 정기적으로 왔던 게 안오면 결국은 안나가게 된다. 내 작품도 올렸다가 안올리게 되면 결국은 찾지 않게 될 것이다. 그래서 매일 아침7시마다 꾸준히 올리는 거다.
 
앞으로 미니어처 캘린더는 어떻게 확장될까
-미니어처 뿐만 아니라 미타테를 적용해서 큰 물건으로도 작품을 만들고 싶은데 그건 돈과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더 열심히 해야된다.
 
타나카타츠야 작가가 전하는 메시지 [사진= 김호이 기자]


작가님의 꿈이 궁금하다
-거대한 브로콜리 마을을 만들거나 세계에서 미타테라는 단어가 자연스럽게 쓰였으면 한다.
 
마지막으로 반복된 일상 속에서 특별함을 찾아가고 있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한말씀 해달라
- 저는 평소 일반 사람들과 같은 일상을 살고 있다. 그렇지만 가끔은 다른 지름길을 가도 좋다고 생각한다. 매일 휴대폰만 본다면 휴대폰을 잠시 내려놓고 쇼핑을 가거나 중간중간 다른 일상을 살고 있다.
 
타나카타츠야 작가와 [사진= 김호이 기자]
타나카 타츠야 작가와 [사진= 김호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