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버트 갈루치 전 미 국무부 차관보가 30일 한국에 전술핵을 재배치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평가했다. 또한 북한과 비핵화를 위한 대화를 하기 위해선 한국과 북한과의 관계 그리고 북·미 관계가 우선적으로 개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갈루치 전 차관보는 이날 오후 제주 서귀포시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주포럼 일정 중 진행한 인터뷰에서 "한국에 전술핵을 재배치하는 것은 한국, 북한 심지어 미국에도 바람직하지 않은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전술핵이라고 하는 게 말은 쉽게 얘기하지만, 어떠한 재래식 무기를 다 합친 것보다도 더 큰 게 전술핵"이라며 "즉, 대량살상무기(WMD)를 사용한다라고 하는 것은 결국 하나의 전 도시를 파괴하는 아주 최악의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북한은 지금 핵무기를 갖고 있다"며 "지난번 6차 핵실험을 보면 지금 거의 수소 폭탄에 가까운 그런 핵무기를 가졌다고 주장하는데, 만약 한국이 미국에 미국이 한국에 전투력을 배치한다면 북한이 그걸 선제적으로 타격하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다만 북한이 핵 공격을 하면 북한 체제와 국가가 살아남을 수 없다는 것을 북한이 스스로도 잘 알고 있을 것"이라며 "그런 점에서 보면 전술핵무기 한반도 배치라고 하는 게 현명하지는 않다"고 덧붙였다. 

갈루치 전 차관보는 북한이 핵을 포기하기 위한 대화는 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세상에 모든 핵무기가 없었으면 하는 바람이지만, 핵무기를 이미 가지고 있는 북한이 핵을 포기해야 한다는 대화는 하고 싶어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북한에게 비핵화를 위한 대화를 유도하기 전 "남·북, 북·미 관계 개선부터 돼야 한다"면서 "북한이 안심하게 살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도 핵심"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갈루치 전 차관보는 중국이 북한의 비핵화를 위해 바람직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는 "제가 국무부에 있을 때 중국과의 대화가 상당히 유익했다"며 "중국이 북한의 강경한 자세를 누그러뜨리는 데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북한의 행태를 보면 북한이 핵 폐기라든가 한국을 향한 강경한 태도를 보면 걱정되는 부분이 많다"며 "한국과 중국이 대화를 해서 그러한 북한의 태도를 완화시킬 수 있다라고 하면 그것도 상당히 바람직하다"고 평가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했을 때 한국과 일본이 핵무장으로 갈 가능성이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것에 대해선 "트럼프 전 대통령이 한·일을 중요시 생각하지 않고, 안보 공약에 대한 확신이 서지 않기 때문이라서 양국이 결국 독자 행동을 가질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고 예상했다.

이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예측 불가능한 사람이다. 과거에 그는 한국이나 일본 같은 국가들이 미국에 무임승차를 하고 있다는 생각이 강했어서 더 많은 방위비 분담금과 더 많은 돈을 내라고 얘기를 했다"며 "이건 부동산 업자가 하는 거래 양식 성격이 상당히 강하다고 본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미국 혹은 본인에게 금전적으로 돌아오는 게 있기 전까지 주한미군, 주일미군 등에 신경 쓰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